덕명중 1학년 2학급, 계산초 학년당 1학급
도시개발계획 단계 학교계획 현실과 큰 차
공동주택 입주시기 등 영향 정확도 떨어져
“도시개발계획이 수립되면 수용 인구에 맞춰 학교 신설 등을 검토합니다. 그러나 실제 학교를 신설해 개교하면 당초 학생수용계획과는 동떨어집니다. 빈 교실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죠.”
대전에서 지난 2일자로 6개 학교가 새로 문을 열었다. 유치원 1개를 비롯해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2개교, 특수학교 1개교 등이다. 그러나 수요가 공급을 따르지 못하는 현상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벌어졌다. 텅 비다시피한 새 학교.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학교 시설 규모와 실제 운영 규모 상이
대전 덕명중은 5일 입학식을 갖는다. 신입생 50명(2일 오전 기준)이 신설 학교에서 새학년 새학기를 맞는다. 대전 지역 중학교 1개 학급 구성 정원이 34명인 것을 감안하면 덕명중은 1학년을 2학급으로, 그것도 정원의 2/3만 채워 운영할 수밖에 없다. 2학년과 3학년도 각각 1학급만 운영된다. 특수학급 1개, 일반학급 21개로 신축된 덕명중의 나머지 18개 교실은 주인 없이 개장 휴업해야 하는 신세다.
인근 계산초도 사정은 비슷하다. 계산초는 지난 2일 19개 학급 규모로 개교했다. 하지만 실제 가동되는 것은 6개 학급이 전부다. 학년당 1학급씩만 운영되는 것이다. 신입생 역시 초등학교 1개 학급 수용 정원 28명에도 못 미치는 20명에 머물렀다. 도시개발 때 수립된 신설 학교의 학생 수와 실제 개교 시의 학생 수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큰 돈 들여 지은 학교 공간 상당수를 놀리게 됐다.
덕명중 관계자는 “통학구역 내 아파트 입주민이 적어 학생 수도 적다. 신설 학교 승인 때와 입주 시점의 학생수가 큰 편차를 보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그러나 점차적으로 입주민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년이 지나면 당초 수용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쉽지 않는 학교 수용계획
교육당국은 학교 수용계획 마련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학교 수용계획은 도시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도시개발이 실제로 완공되는 데는 수 년 또는 십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현상, 인구 이동 변화 등으로 학교 수용계획은 현실과 동떨어지기 일쑤다. 공동주택 입주가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는 점도 학교 수용계획의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지자체가 도시개발 계획을 마련하면 교육당국은 이를 토대로 학교 수용계획을 수립한다.
도시개발로 들어서는 공동주택의 총 세대 수(완공 시점)에 시대별·지역별 취학률, 주택보급률, 인구 증감률, 학생 증감률 등을 고려한 산출계수를 적용해 학교 수용계획을 마련하고, 학교 신설 규모 및 통학구역을 변경한다. 하지만 학생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시개발 계획단계부터 학교 신설 등을 검토하지만 도시개발이 완공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경기 불황 등으로 개발이 지연될 수 있고, 개발이 마무리됐다 하더라도 공동주택 입주민이 어느 시기에 집중해 이주할지도 예측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도시개발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며 “그 단계, 단계마다 학생 수의 증감요인도 발생한다. 도시개발로 들어서는 아파트 인근 지역의 전수 조사를 통해 취학률 등을 조사하지만 제대로 된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최장준 기자 thispro@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