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공군사격장 주변 발암물질 검출
서산 간이상수도 11곳 비소 기준 초과
충남 연간 화학물질 3108톤 배출
암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며 환경오염 논란을 빚어온 충남 보령의 공군사격장 주변 갓배마을 일부 지하수와 해양에서 카드뮴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또 서산에선 간이상수도 11곳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연간 충남에서 3108톤의 화학물질이 배출된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도 발표돼 저감 대책이 요구된다.
◆보령 공군사격장·갓배마을서 발암물질 나와
대천해수욕장 인근 공군사격장과 주변 마을 지하수와 해양에서 일부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이곳은 1962년부터 미 공군 대공포 사격장으로 사용되다 81년 한국군에 반환됐는데 그간 갓배마을 주민들이 지하수 오염으로 암 발생이 높다고 주장해 환경오염 논란을 빚어왔다.
11일 환경부와 보령시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은 해당 지역 지하수, 토양, 해양에 대해 최근 6개월간 환경오염조사를 벌인 결과, 지하수의 경우 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가 1개 지점에서 기준치(0.01㎎/L)를 넘었고, MTBE(메틸-터트리-부틸에테르)는 2개 지점에서 미 환경청 먹는물 권고기준(0.02㎎/L)을 초과했다.
PCE는 사격지원대 밖의 지하수, MTBE는 사격지원대 내부 지하수와 주택가 관정에서 각각 검출됐다.
MTBE는 자동차 휘발유의 옥탄가 향상과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첨가제로 인체 발암 의심물질이다.
해양에선 화약물질(RDX)이 퇴적토와 생체시료(조개류)에서 검출됐고, 특히 조개류에선 발암성 물질인 카드뮴이 기준치(2㎎/㎏)를 초과했다. 그러나 토양은 25개 지점 중 7개 지점에서 법적 기준치 미만의 TPH(총 석유계 탄화수소, 4개)와 톨루엔(3개)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 사실을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지하수 관정을 폐쇄토록 했으며 수산물에 대한 안정성 정밀조사를 하도록 농림수산식품부에 요청했다.
최근 10년 동안 갓배마을(35가구 98명 거주)과 2㎞ 떨어진 삼현리 주민 가운데 암으로 96명이 숨지고, 11명이 투병 중이라고 주장하며 대책을 요구해 온 공군사격장 환경피해·이전대책위 문수환 위원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 “우리가 전문기관(서울대 등)에 의뢰해 조사한 내용과 상당부분 다르다. 환경부 조사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서산 11개 간이상수도서 비소 기준치 초과
서산에선 마을 간이상수도 다수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 검출돼 시가 정수기 설치 및 수질 재검사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말 서산지역 조사 결과, 11개 간이상수도에서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이 중 5곳은 운산면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번 비소 검출은 정부가 간이상수도 기준치를 5배 강화(0.05→0.01㎎/L)한 데 따른 것으로 국민 불안감이 조성될 우려가 높은 만큼 정확한 실태를 고지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서산시 관계자는 “비소 검출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주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이 증폭될 수 있다”며 “이는 검출 기준이 5배나 강화됐기 때문으로 국민 건강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비소가 발암물질인 만큼 검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주민 불안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연간 화학물질 3108톤 배출
한편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충남에선 연간 3108톤의 화학물질이 배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0년 전국적으로 213종, 1억 4301만 4000톤의 화학물질이 취급된 가운데 202종, 5만 34톤(취급량의 0.035%)이 환경으로 배출됐다. 이 같은 배출량은 전년 대비 약 6.48%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만 1581톤으로 전체의 23.1%를 차지했고, 울산(7856톤, 15.7%), 경기(7196톤, 14.4%), 충북(5545톤, 11.1%) 순으로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은 3108톤으로 6.2%(7위), 대전은 197톤으로 0.4%(14위)의 비중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388종 화학물질 중 1종 이상을 연간 1톤 또는 10톤 이상 취급(제조 또는 사용)한 298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중 실시됐으며 화학물질별로는 ‘자일렌’(34.9%), ‘톨루엔’(13.7%), ‘메틸알코올’(6.7%) 순으로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뮴, 비소 등 1급 발암물질 10종의 배출량은 409톤(전체 배출량의 0.8%)으로 전년에 비해 110톤 감소했다.
보령=김성윤·서산=이수홍 기자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