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편집국장

4.11 총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각 정당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과 충남지역에서는 국회의원 17명과 세종시장, 세종시교육감 등을 이번 선거에서 선출한다. 여야는 당초 물갈이 공천을 통해 신선한 인물을 대거 입후보 시키겠다고 천명했었다. 정당마다 20%, 30% 등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면서 공천개혁의지를 다졌었다.

그러나 상황은 18대 총선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부 새로운 얼굴이 수혈되긴 했지만 대부분이 과거 선출직에 출마했던 인물들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얘기다. 특히 부적절한 전력으로 인해 공천을 받아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버젓이 출마자 명단에 올라있다. 신선한 인물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기대는 무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선택을 포기하거나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그럴수록 유권자들은 두 눈을 더욱 부릅뜨고 살피고 후보자를 비교해 적임자를 찾아내고 투표해야 한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공약과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도 많은 후보자들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마구 쏟아냈다. 일부 후보는 수 십 층짜리 건물을 지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약했으나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도 일부 후보자들이 허무맹랑한 공약을 제시하며 표를 구걸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지난 총선에서 공약했던 사항들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그리고 이번에 제시한 공약은 이행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꼼꼼히 따져야한다. 그 후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결정해야한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이라도 찾아야한다. 참정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선거 때 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허위사실 유포나 유언비도 나돌고 있다. 모 후보는 여자관계가 복잡해 도덕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미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날조돼 유포되고 있다. 이외에 학력이나 출신지, 과거 전력 등에 관한 유언비어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는 예외가 됐으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후보자들의 공명선거 의지도 중요하다. 등록이 끝나면 후보자들은 한 곳에 모여 공명선거를 다짐한다. 환하게 웃으며 두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사진도 찍는다. 그러나 막상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언제 그런 약속을 했냐는 듯이 상대후보의 약점을 찾아내 유포하고 중상모략까지 일삼는다. 이런 선거문화가 국민들을 정치 무관심과 냉소주의로 내모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따라서 정치권이 과거의 잘못된 선거운동 방식에서 탈피해야한다. 특히 단점을 찾아내고 흠집을 들춰내 상대방의 표를 깎아내리는 방식의 네거티브 선거운동 보다는 내 장점과 주민 밀착형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포지티브 득표 전략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또한 공약도 규모가 크고 눈에 보이는 실적위주가 아니라 작고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 감동을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공약은 자신의 임기 중 실천 가능한 사안을 위주로 하고 장기과제는 반드시 명시해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할 것이다.

10여년 전만해도 언론에서 국회의원을 ‘선량’으로 표현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선량’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더 이상 국회의원은 엘리트도 아니고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국민에게 믿음주고 존경받는 국회의원을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참으로 뻔뻔하고 몰상식한 후보가 많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이런 후보를 반드시 가려내고 낙선시켜야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만 ‘선량’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또다시 방관하고 묵인한다면 우리의 아들과 딸들도 똑 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부터 그 고리를 끊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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