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 부문에서 높아
자칫 보험 사기범 몰릴 수도

#.이 모(35·대전 중구) 씨는 최근 유튜브에서 차량 사고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던 중 신기한 말을 들었다. 골자인즉 보험 정보를 콘텐츠로 삼는 한 유튜버가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보험사 보험금 지급의 맹점과 모순을 설명하는 거였다. 이 씨는 “유튜브에서 ‘보험금 많이 받는 요령’이라는 주제의 영상을 봤다. 자신을 보험업계 15년 경력자라고 소개한 유튜버가 ‘일단 받고 싶은 돈의 두 배를 부르고 시작하라’, 시청자의 보험 가입 내역을 펼쳐놓고 ‘이건 보험금 타기 엄청 쉽다’, ‘주차하다 혼자 들이 받고 병원 한 번만 다녀와도 된다’는 등의 노하우를 풀어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다. 그러나 자칫 어설프게 따라 한다면 보험 사기범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찔해했다.

최근 일부 보험 전문 유튜버들 사이에서 시청자들에게 보험 사기를 조장하는 것 같은 정보를 제공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자동차 보험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거다.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 사기 적발금액(4134억 원) 중 자동차보험(1777억 원) 비중이 43%로 제일 높았다. 자동차보험을 이용한 보험 사기 적발금액은 지난 2016년 3230억 원, 2017년 3207억 원, 2018년 3320억 원 등으로 해마다 3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 사기 관련 제도적 장치도 허술하다. 20대 국회 들어 총 10건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제대로 논의된 적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는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말한다. 대전 서구 소재 한 자동차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관련 유튜버들이 ‘차량 사고가 났을 때 보험 청약 약관 사각지대를 이용해 눈먼 돈을 받아내지 않으면 손해’라는 비뚤어진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이는 엄연히 보험 사기를 조장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많지만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해당 유튜버들은 전·현직 보험사 직원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험 상품의 허점을 캐내 애매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사기라고 단정 짓기가 어렵다”면서 “보험사들은 사고 접수 시 최대한 보험 사기인지 아닌지를 판별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설계사, 정비 업소 직원 등 자동차보험 구조를 잘 아는 ‘내부자’가 가담한 보험 사기가 늘어나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금감원 대전지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해당 직종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 범죄에 가담하면 잡기도 까다롭고 고도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 사기와 금융 정보의 차이가 종이 한 장 차이라서 무턱대고 처벌하기도 껄끄럽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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