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여동생 달리기 대회에서 어찌나 잘 뛰던지 마치 날으는 원더우먼 같더라.”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원더우먼’은 있어도 ‘날으는 원더우먼’은 없다. 역시 ‘날으는 슈퍼맨’도 없다. 여기서 사용된 ‘날다’는 ‘날고, 날면, 나니, 나오니, 납니다’ 등으로 활용된다. 이처럼 어간이 활용되면서 따라오는 받침 ‘ㄴ, ㄹ, ㅂ’과 음절 ‘오, 시’ 앞에서 ‘ㄹ’이 탈락하는 ‘ㄹ불규칙 용언’은 ‘거칠다, 녹슬다, 부풀다, 갈다, 놀다’ 등 다양하다.
‘갈다’는 ‘간, 가는, 가니, 가오니, 갑니다’가 되고, ‘거칠다’는 ‘거친, 거치니, 거치오니, 거칩니다’ 등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위 ‘ㄹ’ 로 끝나는 동사의 어간 뒤에는 ‘으, 을’이 붙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오래 전부터 노랫말 때문에 잘못된 말이 바른말처럼 사용돼 온 것이 참 많은데 이 ‘ㄹ불규칙용언’도 예외는 아니다.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녹슬은 기찻길’ ‘하늘 높이 날을 수 있어요’ 등의 노랫말이 있지만 잘못 된 것이다. ‘거친 벌판’과 ‘녹슨 기찻길’ ‘날 수 있어요’로 고쳐 써야 한다.
이 밖에도 ‘낯설은 얼굴’은 ‘낯선 얼굴’이라고 해야 하며, ‘허물은 담장’은 ‘허문 담장’, ‘땀에 절은 옷’은 ‘땀에 전 옷’, ‘썰은 김치’는 ‘썬 김치’, ‘헛살은 인생’은 ‘헛산 인생’이라고 해야 바른말이다.
선거가 하루 남았다. 당선 기대에 부푼 가슴은 후보자들의 몫이고, 차분하고, 냉정한 가슴으로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본사 총괄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