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나 부모와 헤어지는 장면이 슬픈지 공연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흘렀습니다.” “저도 눈물이 많아서 슬픈 드라마라도 보면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립니다.”
눈물을 흘리거나 빗물이 흐르는 것 등을 묘사할 때 우리는 ‘주루룩’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러나 바른말은 ‘주르륵’이다.
부사 ‘주르륵’은 ‘굵은 물줄기 따위가 빠르게 잠깐 흐르다가 그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물건 따위가 비탈진 곳에서 빠르게 잠깐 미끄러져 내리다가 멎는 모양’을 뜻한다. 작은말은 ‘조르륵’, 센말은 ‘쭈르륵’이다. ‘더위에 한참을 바쁘게 움직였더니 금세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선반이 경사가 진 것도 모르고,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았더니 주르륵 흘러내려 물 양동이에 빠져버렸다.’처럼 쓰면 된다.
‘주르륵’이 ‘주루룩’으로 잘못 쓰이고 있는 것은 ‘굵은 물줄기나 빗물 따위가 빠르게 잠깐 흐르다가 그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뜻하는 ‘주룩’이라는 부사와 ‘굵은 물줄기나 빗물 따위가 빠르게 자꾸 흐르거나 내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주름이 고르게 많이 잡힌 모양’을 뜻하는 또 다른 부사 ‘주룩주룩’이 함께 사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주르륵’과 ‘주룩’ ‘주룩주룩’은 별개의 부사이므로 제대로 써야 한다.
대전세계조리사대회가 1일부터 12일까지 개막된다. 맛있는 요리에 감탄하고, 그들의 요리 솜씨에 반해 저절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릴지도 모른다. 많이 참여해 행사를 즐겨보자.<본사 총괄국장>
윤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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