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공휴일로 만들 필요가 있냐고요?, 천만에 말씀. 한글 창제의 높은 뜻을 기리고, 그날을 축하하는 의미에서라도 공휴일이어야 합니다.”

어떤 말을 강하게 부정하고자 할 때 위 글처럼 ‘천만에 말씀’이라고 한다. 그러나 바른말은 ‘천만의 말씀’이다.

‘천만의 말씀’은 남의 칭찬이나 사례에 대해 겸손을 표하거나 남이 한 말이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정할 때 쓰는 관용구이다. ‘천만(千萬)’에 조사 ‘의’가 붙은 것으로서, ‘의’나 ‘에’로 둘 다 읽을 수는 있으나 ‘에’로 쓸 수는 없다.

“무더위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천만의 말씀,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 “너 내일이면 포기하고 담배 다시 피울거야.” “천만의 말씀, 나의 의지력을 어떻게 보고 그러는 겁니까?”처럼 사용하면 된다.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천만에’는 ‘그렇지 아니하다, 절대 그럴 수 없다’는 뜻으로, 상대편의 말을 부정하거나 남이 한 말에 대해 겸양의 뜻을 나타낼 때 하는 감탄사이다. 따라서 ‘천만에, 그건 아냐.’처럼 혼자 사용되는 것이지, 다른 말을 수식하면서 사용될 수 없음을 명심하자.

수학여행 교통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해 걱정이다. ‘대충 점검하고, 대충 다녀오자’ 대신 ‘천만의 말씀, 학생들의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모두 이런 생각으로 시작하면 좋을 텐데. <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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