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몰려오고 있는데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작전회의 중이니 요새가 결단이 나겠다.” “보고를 받았으니 빨리 결딴을 내리겠죠.”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또는 ‘무엇이 아주 망가져 버릴 때’ 등에서 우리는 ‘결단’ 또는 ‘결딴’을 사용한다. 그러나 소리를 낼 때 둘 다 ‘결딴’으로 내다 보니 뜻이 서로 다른 둘을 혼동해 쓰고는 한다.
위 글은 ‘요새가 결딴이 나겠다’, ‘빨리 결단을 내리겠죠“가 바른말이다.
결단(決斷)은 ‘결정적인 판단을 하거나 단정을 내림. 또는 그런 판단이나 단정’을 뜻한다. 따라서 ‘폭우로 물이 급격히 불어나 마을 잠길 위기에 있는데 이장은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허둥지둥하고 있다.’로 쓰면 된다.
‘결딴’은 ‘어떤 일이나 물건 따위가 아주 망가져서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 살림이 망하여 거덜 난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오늘 산 장난감을 기분이 나쁘다고 창밖으로 던져 아주 결딴이 나버렸다.’ ‘도박에 빠져 한 달 동안 카지노를 드나들더니 몇 대째 갑부로 살아온 김 사장 집이 결딴이 났다.’로 사용하면 된다. 어떤 사람은 ‘결딴’ 대신 ‘절단’을 써 ‘무엇이 절단이 났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절단’은 ‘결딴’의 의미로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예산 삭감으로 논란을 빚은 충남도의회가 성난 민심, 안희정 지사의 중재 등으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민심을 잘 헤아려 현명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도의회가 결딴이 날 수 있다. <본사 총괄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