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옆집 부부가 서로 머리를 잡고 싸움을 제대로 하는 것을 봤는데, 잠시 후에 여자 손에 남자 머리가 한 웅큼이나 쥐어 있는 걸 봤어요. 대단한 사모님이야!”
손에 한 줌 쥐고 있는 물건을 말할 때 흔히 ‘웅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웅큼’은 ‘움큼’의 잘못된 말이다.
‘움큼’은 ‘의존명사’로서 ‘손으로 한 줌 움켜쥘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 또는 손으로 한 줌 쥔 분량’의 뜻을 지닌다. 의존명사라 ‘한 움큼’처럼 앞의 말과는 띄어 써야 한다. 작은말은 ‘옴큼’이 있다.
보통 한 손에 쥔 양을 말하는 경우가 많아 ‘한 움큼’을 많이 사용하지만, 한 줌 움켜쥘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 또는 그 양이므로 ‘두 움큼, 세 움큼’ 등으로도 사용된다.
움큼과 비슷한 말은 ‘줌’이 있다. 줌은 ‘주먹’의 준말로 사용되지만, ‘움큼’처럼 ‘주먹으로 쥘 만한 분량’이란 뜻이 있다. 따라서 ‘한 줌의 쌀, 한 줌의 흙’을 쓰면 비슷한 표현이다.
‘사탕 먹으라고 봉지째 내밀면 아이들은 어김없이 한 움큼을 쥡니다.’ ‘돼지저금통 배를 열어 동생에게 동전 한 개 가져 가라 했더니 오백 원짜리 동전을 한 움큼이나 들고 도망갔어요.’처럼 사용하면 된다.
영세 상인들의 손에 쥔 한 움큼에 불과한 소득마저 뺏어가지 않도록 대형 유통업체들은 동네 상권 보호에 눈을 돌려야 한다.
<본사 상무/충남본부장>
윤성국
ys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