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무너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지난달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8.8%감소한 446억 달러, 수입은 5.5% 줄어든 419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 해들어 6월 까지 겨우 플러스(0.7%)를 유지했던 누계 기준 수출증가율도 마이너스(-0.8%)로 반전 됐다. 수출 감소폭은 2009년 10월(-8.5%) 이후 2년 9개월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수출이 급속히 줄어든 이유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데다 중국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도 성장세 약화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의 수출증가율을 보면 유럽연합(EU) -4.9%, 중국 -0.5%, 중남미 -14.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감소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주요국 상황,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를 감안할 때 3분기 이후에도 수출의 급격한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 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교역증가율이 지난해 6.6%에서 올해는 3.8%낮게 잡아 놓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수출이 다른 경쟁국과 비교해 유난히 부진하다는데 있다. 세계경기 침체라는 동일조건에서도 올 상반기 동안 중국은 9.2%, 일본은 1.5% 수출이 늘어났다. 미국도 1~5월 동안 수출 6.8% 증가했다. 한국의 수출은 품목별, 지역별 수출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1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였다. 따라서 수출급감은 우리의 실물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 명약관화 하다. 6월 중 생산소비 설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 큰 문제는 수출부진은 우리의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고용시장이 어려운 판에 수출부진이 연격되면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앞으로 수출 회복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지난 6월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3.3%대로 낮춘 것도 세계경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올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젠 수출도 물품에서 탈피해야 한다. 고부가가치가 있은 플랜트, 대형 도시 건설 등 인프라가 높은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한다. 한 마디로 기술료를 받는 수출이 되어야 한다. 의료·관광 서비스 등 국내산업을 활성화시켜 내수 진작에도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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