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높고 푸른 가을이 오면, 가으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이다.
‘처음부터 끝까지’를 뜻하는 부사 ‘내내’의 준말 ‘내’는 ‘접미사’로서 기간을 의미하는 말 뒤에 붙어 사용된다. 그래서 봄철 처음부터 끝까지, 또는 봄철 동안 계속해서를 뜻할 때에는 ‘봄내’라고 하고, 같은 경우의 여름은 ‘여름내’로 쓰면 바른말이다.
그러나 봄여름과 달리 가을 내내와 겨울 내내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뒤에 ‘내’를 붙여 ‘가을내, 겨울내’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사용할 수 없다. ‘가을내, 겨울내’라고 쓰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바른말이 아니다. 이 경우 ‘ㄹ'이 탈락한 ’가으내, 겨우내‘로 사용해야 바른말이다.
‘아침저녁으로 흘린 땀을 먹고 자라서인지 과수 농사가 풍년을 맞았고, 넓은 과수원을 오가며 가으내 수확하느라 세월이 가는 줄도 몰랐다.’ ‘가으내 수확한 과일을 잘 보관해두었다 가 겨우내 비싼 값을 받고 팔아 그동안 투자한 돈을 상당 부분 건질 수 있었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연이은 두 차례의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여름내 짓궂은 날씨에 시달린 농어촌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망가진 삶터를 복구하느라 가으내 받을 농어촌의 충격을 다소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낙과 팔아주기 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사 상무/충남본부장>
윤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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