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는 참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 이를테면 오직 대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빵집이라든지, 귀여운 노란 캐릭터 그리고 공용자전거 ‘타슈’가 그러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 모든 브랜드 중 그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단연 타슈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5년간 대전시민의 곁을 지킨 타슈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음은 분명하다. 물론 타슈가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다. 보편화되기까지 끊임없는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15살의 타슈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2009년 탄생 성장통 겪으며
‘대전시민의 발’ 자리매김
무료·진화한 시스템 등 호응
타 지자체서 벤치마킹 잇따라
지난 2009년 이름하여 타슈가 ‘일류자전거도시’를 꿈꾸는 대전에서 페달링을 시작했다. 대전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자전거의 등장은 많은 이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자전거가 없는 사람들도 단돈 500원으로 출퇴근을 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타슈 무인대여시스템(타슈스테이션) 앞은 늘 문전성시였다. 당시에는 대여소는 20곳, 타슈는 200대 정도였다. 대전은 평지가 많은 지형이고, 하천변과 도시 내부 간선망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일부 갖춰져 있어 자전거를 타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렇게 타슈가 시민들과 만난 지 3년이 되던 해인 2012년 대전시와 시설관리공단이 무인대여시스템 운영관리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불과 8년 만에 대여소는 261곳으로, 타슈는 2895대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양적 충족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타슈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변화와 발전의 시간이 필요해진 것이다. 다소 무거운 자전거 몸체와 대여 과정의 불편함 등 지적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다. 또 무인으로 운영되는 탓에 타슈가 분실되거나 무인대여시스템 화면이 파손되는 등의 문제도 적잖았다.
2022년 1월부터 무료로 전환한 타슈는 진화를 거듭했다. 그해 7월 오렌지색 타슈2가 마침내 시민에게 제 모습을 드러냈다. 대여·반납이 키오스크 방식을 벗어나 QR코드 인증 방식으로 바뀌었다. 누구나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여·반납을 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도모했다. 시에 따르면 올초 기준 타슈 4900대가 대전 곳곳을 누비며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점점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타슈2는 기반 시설과 서비스에서도 발전을 꾀하고 있다. 단 1곳에 불과하던 타슈 정비센터(유성구 외삼동)가 중구 대사동 등 4개 권역별 정비센터를 구축하게 됐다. 이와 맞물려 공용자전거의 영역을 대중교통으로도 확대하는 통합교통서비스(MaaS)도 구축됐다. 티머니 카드를 통한 타슈, 시내버스, 도시철도 간 환승할인 및 결제 시범서비스가 시행되면서다.
요즘처럼 푸른 하늘과 초록잎이 무성한 때에는 타슈가 무척이나 타고 싶어진다. 편안하게 어디든 데려다줄 것 같은 그 이름 타슈. 타슈만큼이나 대전시민들도 ‘일류자전거도시’를 소망한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