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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의 봄날… 그 후] 대동 6년을 담다 ‘달빛아트센터’

2024. 06. 20 by 김지현 기자

카페, 북카페, 전시관 갖춘 달빛아트센터 개관
공간 대관, 체험프로그램으로 자생방안 고심
운영비·인건비 마련 어렵지만…
“아직 과도기 힐링 공간되길” 소망

▲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전경. 김지현 기자

<속보>=원도심은 선택과 갈림길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를테면 변화와 보존의 갈림길이라든지, 옛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의 선택이라든지 말이다. 물론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경제·환경적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흔히들 말하는 도시재생을 통해서다. 최근 대전 동구 대동 23-17번지 일원에는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결과라 할 수 있는 달빛아트센터가 문을 열었다. 장장 6년의 준비를 거쳐 탄생한 달빛아트센터는 주민을 통해 자생하고 있다. 물론 운영비·인건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민은 말한다. 언젠가 따사로운 봄빛이 비칠 것이라고. <본보 2월 19일자 1면 등 보도>

20일 오전 11시 달빛아트센터. 지난 겨울 방문해봤던 터라 오랜만에 마주한 달빛아트센터는 더욱 반갑게만 느껴졌다. 달빛카페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걸친 불 꺼진 간판이 기자를 맞이했다. 이윽고 들어선 카페에서 가벼운 여름 옷차림의 김재임(하늘마을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최진수 씨를 만났다.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공간인 만큼 기자 역시 손님이 돼 시원한 카페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능숙하게 커피를 내리는 최 씨의 뒷모습은 여느 바리스타 못지 않았다. 아직 인건비를 마련할 정도로 수입이 마땅치 않아 김 씨와 최 씨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

커피를 기다리며 둘러본 달빛카페 한켠에서 라탄·가죽공예 제품을 발견했다. 대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주민이 직접 배워서 만든 작품이다. 달빛아트센터 모든 곳에 주민의 손때가 타지 않은 곳은 없다. 김 씨는 “운영 첫 달에는 구에서 관리비를 지원해줬는데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주민 스스로 수입을 마련해야 해 간판 불을 켜는 것도 쉽게 결정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인근 학생이 종종 방문해 북카페나 GX룸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라며 미소지었다.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1층 달빛카페 한켠에 놓인 라탄과 가죽 공예품들. 김지현 기자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1층 달빛카페 한켠에 놓인 라탄과 가죽 공예품들. 김지현 기자
최진수 씨가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1층 달빛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김지현 기자
최진수 씨가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1층 달빛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김지현 기자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2층 다목적 공간에 어린이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지현 기자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2층 다목적 공간에 어린이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지현 기자

지상 3층 규모의 달빛아트센터는 1층 달빛카페·공방, 2층 다목적공간·북카페, 3층 전시실·GX룸으로 구성돼 있다. 주변에는 초·중학교가 다수 위치해 있는데 달빛아트센터를 운영하는 주민이 학생을 위해 기꺼이 공간을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인근 중학교 댄스동아리 학생들이 GX룸을 연습실로 사용하고 있다. 조용한 동네를 방문하는 이 같은 학생과 청춘의 발걸음은 언제든 대환영이라는 게 김 씨와 최 씨의 의견이다. 적막을 깨고 그들이 젊음이라는 에너지를 채우니 말이다. 달빛아트센터는 올 한 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시공간을 무료로 대관해주고 있다.

김 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자신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한다고 하더라.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장소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말마따나 달빛아트센터로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오는 9월까지 대동하늘근린공원 조성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대동하늘공원을 찾는 방문객은 더 줄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달빛아트센터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이유는 단순히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공간적 개념을 넘어 마을 주민들이 직접 공간을 관리하며 마을의 인력,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발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2층 다목적 공간에 어린이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지현 기자
대전 동구 대동 달빛아트센터 2층 다목적 공간에 어린이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지현 기자

그는 “아직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수익을 창출하는 게 어렵긴 하지만 플리마켓이나 공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전문가의 조언도 듣고 싶지만 조언해 줄 전문가가 없다. 대동을 방문한 많은 이들이 달빛아트센터를 찾아 힐링하길 희망하는 만큼 많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라고 소망했다.

한편, 달빛아트센터 대전시민들을 대상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3층 전시공간을 50만~100만 원(1주일 기준)의 대관료로 대관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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