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이달 말까지 열리는 특별전 ‘대전의 독립운동사’ 전시에서 인동장터 만세운동 발생일이 3월 27일로 소개돼 있다.

그간 3월 16일로 인식돼 왔는데
논문기술·국편 DB ‘27일’ 무게
동구도 정확한 발생일 검토 나서

<속보>=1919년 3월 대전 인동장터 만세운동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 결과가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인동장터 만세운동은 3월 16일이 아닌 27일에 일어났다는 쪽으로 큰 흐름이 기울고 있는 점에서다. 매해 인동장터 만세운동 재현행사 등을 주관해온 대전 동구도 촉각을 세우는 눈치다. <본보 3월 28일자 1면 등 보도>

역사적 사실의 오류는 섣불리 가설을 세워 주장을 펼쳐 고치려 하기보다 치밀한 사료 분석의 축적을 통해 한 발 한 발 결론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1919년 3·1운동 당시 인동장터에서 벌어진 만세운동의 시기에 대한 시비(是非)가 그간 쉽게 가려지지 않았던 이유다.

일단 학술적으로는 근래 들어 ‘3월 16일 인동장터 만세운동은 없었다’는 쪽에 의견이 모아지는 양상이다. 3월 16일 인동장터 만세운동의 학술적 근거로 작용한 ‘대전시사(1992)’에 참여했던 학자가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대전문화 28호’를 통해 ‘일제 보고 문서에는 기록이 전혀 없다.

따라서 3월 16일 인동시장에서는 독립만세를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증언이 있고 주도 인사들의 실명(實名)이 있는 등으로 보아 만세운동이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이 만세운동은 4월 1일 인동시장의 만세운동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술하며 고증 오류를 인정하고 바로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국사편찬위원회가 2019년 소요사건관계서류, 일본외무성기록, 판결문, 한국독립운동사략, 신문 등 자료 2만 7729건의 정보를 추출해 2619건의 사건정보로 정리한 3·1운동 데이터베이스도 같은 맥락에서 인동장터 첫 만세운동 발생일을 3월 27일로 기록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그간 3월 16일로 인식돼 온 인동장터의 첫 만세운동 기록이 사료 등 실질적인 현황이 확인되는 3월 27일로 수정되고 있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이달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대전의 독립운동사’ 전시 과정에서 인동장터 만세운동의 첫 발생일을 3월 16일이 아닌 27일로 소개하고 있고, 대전시 역시 향후 ‘대전시사’ 편찬 과정에서는 새롭게 이뤄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집필에 나설 계획이다. 적어도 학술적인 분야에서 인동장터 만세운동은 3월 27일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2002년 발간 후 시사를 편찬하지 않았는데 인동장터 만세운동의 연구 성과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레 반영될 것”이라며 “과거엔 연구자들의 성과를 가감없이 실었던 면이 있었는데 다음 집필 과정에선 이런 부분들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구도 인동장터 만세운동 발생 시점에 관한 학술적 연구 결과에 대해 시에 자문을 의뢰하는 등 모종의 변화를 물색하기 위한 물밑 논의를 조금씩은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일단 시사를 기준으로 재연행사 등이 시작됐기 때문에 시에 인동장터 만세운동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으며 그 결과에 따를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인동시장 인근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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