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논의된 바 없다”…계파간 힘겨루기 시작

‘당 지도부 험지 출마론’이 비명(이재명)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친명계 주류가 반발하면서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계파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12월 정기 국회가 끝나면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중진에 대한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가 터져 나올 것”이라며 “(이 대표는) 이런 기회를 살려서 국민들에게 어떤 큰 지도자상 이런 것들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도 앞서 다른 라디오에 나가 이 대표를 향해 “먼저 험지 출마 결정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가장 좋은 곳에서 또다시 출마하겠다고 하면 비명계 3선 의원들 어디 다른 데로 가라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겠나”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를 포함한 친명계 의원들도 험지 출마를 결단해야 한다”며 “친명계의 험지 출마 없이 비명계만 솎아 낸다면 반발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명계는 이 대표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비명계의 이 대표 흔들기란 판단에서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 험지 출마 주장과 관련해 “당내에서는 논의 된 바 없다”며 “저희 (당)은 미리 만든 시스템 공천 틀이 있다. 시스템 공천의 기본방향 내에서 총선기획단이 필요한 콘셉트와 방향, 여러 필요한 사안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 장군들이 앞장서지 않고 병사들만 사지로 몰면 누가 따르겠나”라며 당 지도부 험지 출마론을 촉발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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