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조재도의 삶과 시] 화장해 뿌리라 [조재도의 삶과 시] 화장해 뿌리라 이름한영수장례식장 와서야 알았다 유순이데친 나물 같은 이름제 이름 찾아서 좋은가종이 접시 몇 놓인 제상인데비스듬히 웃고 있다첫 월급 턱으로 속셔츠 한 장에나까지 챙겼나, 눈물 비치던 여자자식 없던 노봉할아버지 난봉질 끄트머리씨황소 고삐 따라 온 여자섬진강 아홉 구비 돌아온 여자써럭초 연기를 잘도 먹었지막걸리 한 사발을 밥보다 즐겼지백중 밭고랑 불볕 녹이던 여자밤도망도 했지 찬바람 불면옆구리가 먼저 시리다는 여자단풍보다 붉은 입술로씨 다른 아이를 셋이나 들이민 여자뭐 할라고 왔나,넌지시 반기는 웃음이다화장해 뿌리라, 유언이저녁 빛에 조재도의 삶과 詩 | 금강일보 기자 | 2019-01-29 18:06 밥은 묵었냐 밥은 묵었냐 청천강에서 아버지를 보다-김해화묘향산 들렀다 평양 돌아오는 길금성다리 건너는데청천강 갱본에 트랙터 갖다 대고짐칸에다 삽으로 모래 퍼 담는 인민들노동자보다 더 시커먼 나보다 더 시커먼벗은 등허리들아버지들그 여름 다 가도록 식구대로 나서서모래 모았지보성강 삼바끄미 갱본 야금야금 파 묵어자갈 쳐내고 한 사흘이믄도라꾸 한 대 채울 수 있었어팔할은 어느 놈인가가 먹고이할 먹으려고새벽 일찍 모래 실러 가시더니“빠꾸를 허다가 그냥 가슴을 턱 들이받더라.”약값도 못 받고 이할도 못 받고가슴 부여잡고 오신 아버지모래도 어느 놈이 슬그머니 실어가서그 조재도의 삶과 詩 | 조재도 시인 | 2019-01-01 14:14 [조재도의 ‘삶과 시’] 늙은 여인 [조재도의 ‘삶과 시’] 늙은 여인 11월박형준의자에 다 타버린연탄이 놓여 있는 줄 알았다.골목에 쌓인 상자처럼 무뚝뚝하다.문 닫힌 연탄가게 앞을 지날 때면주름살에 가린 쑥 들어간 눈언제나 거리의 사람들을 쫓는 늙은 여인.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린 채 앉아 있다.늙은 여인이 의자에 앉아 사람을 쬔다.아침의 부신 빛에 다 타버린 연탄하얗게 허물어져 내린다.하루하루 해가 짧아지고 스산한 바람이 붑니다. 이제 곧 겨울이 닥칩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야 아무리 추워도 보일러 스위치 하나 올리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산동네나 달동네에 몸뚱이 하나로 사는 사람들은 월동 준비를 조재도의 삶과 詩 | 금강일보 기자 | 2018-11-27 18:48 조재도의 ‘삶과 시’ 조재도의 ‘삶과 시’ 절대루윤재철백일장 사생대회 있는 날내일은 절대루 늦지 마라하나가 늦으면모두가 늦게 입장하게 된다신신당부하고동물원 앞에 몇 시에 모이라 하면늦은 놈이 있다화가 나서엎드려뻗쳐 시키다 보면끝내 말하지 않지만중풍으로 쓰러진 제 어미죽 끓여 떠먹여 주고기저귀 갈아 채워 주다 늦는 놈이 있다절대루라는 말이정말로 우습다▣ 백일장 사생대회 같은데 학생을 인솔해 가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지각하거나 몸이 아프다거나 아니면 아예 일이 있어 못 오는 학생도 있습니다.그 때 교사의 마음은 ‘으이구’입니다. 이 시에서도 교사는 전날 학 조재도의 삶과 詩 | 금강일보 기자 | 2018-10-23 19:42 [조재도의 ‘삶과 시’] 엄마의 힘 [조재도의 ‘삶과 시’] 엄마의 힘 어떤 도둑질윤정옥부끄러운 고백이지만지금껏 나는 칠순 노모의 김치를 먹고 있다음식 비법을 전수하기 싫은 이름 난 식당 주인처럼도대체 내가 개입할 틈을 주지 않고 해치워버린다김장해놨으니 가져가거라돌멩이 맞을 소리지만왜 그랬냐고 날 부르지 그랬냐고 하면서도한 시간 후에는 소요산쯤을 지나고 있다차로 한 시간 반 거리철대문을 요란스럽게 열고 들어가고구마, 마늘, 김치, 만두, 가래떡을 한 아름 들고 나온다도둑질을 당당하게 하고 나온다아마 나는 엄마의 인생에서알토란같은 시간을 도둑질했을 것이다단번에 일어서지도 못하고 서너 번의 분절로허리 펴 조재도의 삶과 詩 | 금강일보 | 2018-09-11 18:08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