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아동청소년문학작가

우리가 북극성을 바라봄은
북극성에 가려고 해서가 아니다
잃은 길을 되찾아
우리의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다

틱낫한 스님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베트남 출신 스님이다. 나는 스님의 강의를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불교의 진수를 몸으로 체득하여 그것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기 쉽게 전하는 데 놀랐다. 깊은 명상에서 우러나온 말씀과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오랜 수행자로서의 사랑과 평화를 실현하려는 그분의 뜻이 전해져 왔다. 나는 강의를 듣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분의 책 몇 권을 찾아 읽은 적이 있다.

그분이 쓰신 책에 ‘살아 계신 붓다, 살아 계신 그리스도’라는 책이 있다. 불교와 기독교의 종교 간 화합의 차원을 넘어 모든 종교는 하나로 통한다는 그분의 깨달음을 적시해 놓았다. 이 글의 제목은 그분의 책에 나온 말을 그대로 쓴 것이다.

“우리가 북쪽으로 가려 할 때, 비록 북극성 자체에 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북극성을 보고 우리의 방향을 그쪽으로 잡아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먼저 우리 자신들 속에 참된 조화를 이룩한다면, 우리는 가족, 친구, 우리들의 사회에 대하여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됩니다.” - 한민사, 151쪽

내가 이 글에서 눈길을 멈추고 깊은 사념에 빠진 것은 북극성을 바라보는 일이 그것을 기준으로 각자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가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각자 가고자 하는 목적지! 인생을 살면서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무엇인가? 앞으로 남은 내 생애에 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얼마만큼 그 목적지에 가까이 왔나? 그 목적지를 향해가고 있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에너지)은 부족하지 않은가? 자산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건강, 가족, 인간관계, 경제상태, 재능, 그 일에 대한 열정, 남은 시간, 몰입과 헌신?

우리에게는 각자가 도달하고자 하는 인생의 목적지가 있다. 그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과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전략은 장시간에 걸쳐 유지되어야 할 방향이고, 전술른 그때 그때마다 실정에 맞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시간을 세분화하여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그런 작은 실천이 쌓이고 이어져,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선은 목적지라는 미래의 지향점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일도 그렇고, 관계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일도 그렇고, 평화주의자나 생태 환경론자 같은 고귀한 가치를 실현하는 일에서도 그렇다. 여러 일 가운데 우선순위를 정해 먼저 해결할 급한 일에 에너지를 쏟는 지혜도 필요하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없는 사람은 잃어버릴 방향도 없고 바라보아야 할 북극성도 없다. 캄캄한 밤바다에서 열심히 노를 저어도 앞뒤 없이 한자리에서 맴도는 밤배와 같으니까. 그러나 사람은 그런 밤배 같은 사정에 놓일 때도 있고, 또 그곳에서 벗어나 제 길을 가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리에 박혀 녹이 슬어가는 못 같은 사람은 없다. 그러기에 인간의 삶에는 변화가 있고 희망이 있고 가야 할 목적지가 있다. 그리고 밤하늘 멀리 바라보는 눈길의 끝에 북극성이 있다. 우리가 북극성을 바라봄은 북극성을 좌표로 하며 우리가 가야 할 우리의 목적지에 가 닿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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