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딸기산업은 단순히 농가 소득을 뒷받침하는 효자 작목을 넘어 한국 농업을 대표하는 전략적 산업으로 성장해 왔다. 2024년 기준 딸기 생산액은 약 1조 5000억 원 규모에 이르며 단일 과채류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쌀을 제외한 작목 가운데에서도 손꼽히는 생산 규모일 뿐 아니라 국내 과채류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6%에 달하고 신선채소 수출액 1위 작목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또한 귀농·귀촌인의 선호 작목 1위를 꾸준히 차지하며 농촌 정착과 일자리 창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지역경
다음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다. 간혹 노무사로서 자문업체에서 안타까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업체 담당자가 “어떤 경영자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반면 다른 경영자는 무죄 판결을 받습니까?” 라는 질의가 온다. 왜 똑같이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그 답은 법원이 사고의 비극적인 ‘결과’ 그 자체보다, 사고를 막기 위해 얼마나 충실히 ‘과정’을 관리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중대재해처벌법을 핵심 원칙은 ‘결과 책임’과 ‘행위 책임’이다. 법은 경영 책임자에게 결과에
국내 돼지 사육 규모가 가장 큰 충남에서 올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확진돼 발생 농장 돼지 1423마리를 살처분하고 긴급 방역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경기도 연천군 이후 2개월 만에 추가 확진으로 올해 여섯 번째 확진 사례다.중수본은 전국 모든 지역의 ASF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이날 오전 9시부터 48시간 동안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한 일시이
2025년 11월 22일은 중등 임용고시가 치러진 날이었다. 나는 감독관으로 참여하였고 4년 전 치열했던 순간을 다시금 떠올리며 현재 교사로서 나의 삶을 반성해보았다. 청운의 꿈을 품고 대전서중학교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나는 운이 좋게도 ‘학생자치’라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들과 가장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매우 즐겁게 한해한해 교육활동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특히 2025학년도는 나름대로 완성도 있는 학생자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자축하고 싶다. 학년초에 새롭게 구성된 학생회
봄과 중가을까지 우리 농촌과 시골마을을 뒤덮을 만큼 많던 제비들이 우리 땅에서 거의 사라진 지는 참 오래 되었다. 새봄을 알려주던 지지배배 노랫소리 반가운 소식과 전깃줄과 초가지붕을 뒤덮고 내년 봄에 다시 오겠다는 작별을 고하던 제비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흥부가 부러진 제비다리 고쳐주고 박씨 하나를 얻어서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는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박물관으로 들어간 지 오래다. 어린 소녀들이 고무줄놀이 하면서 부르던 노래 “정이월 다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면은 이 땅에도 또 다시 봄이 온다네. 아리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사업은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으로 운영돼온 대학지원체계를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바꿔 지역 대학이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되도록 하는 제도다. 2년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 추진되고 있는데 올해 예산만 2조 원이 넘는 방대한 사업이다.라이즈 사업은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보다 강화되고 확대되는 분위기다. 시·도를 넘어 초광역으로 확장되는 등 라이즈 사업 재구조화 방안이
11월 중순 심사가 있어 서울-대전을 엿새 동안 왕래하였다. 엿새 가운데 닷새 대전행 열차 옆자리에 젊은 여성이 앉았다. 그중 네 명이 약속이나 한 듯 앉자마자 핸드백에서 여러 가지 화장품과 도구를 꺼내놓고 화장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립스틱을 바르거나 콤팩트로 얼굴을 잠시 두드리는 차원이 아니라 한 시간 이상 숱한 기자재를 이용하여 화장에 몰두하였다. 똑바로 보지는 못하였지만 무척 정성스럽게 각 부위를 다듬는 듯하였다.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장시간 화장이 이제는 일상화되어 행여 이런 행동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기색을 보인다면 시대에
몇 해 전 전북 전주에서 효문화관련 학술대회가 있을 때의 일이다. 전주에서 진행하는 학술대회인 만큼 전주만의 특징을 말하며, 또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하기 위해 ‘온전한 고을’이란 뜻의 전주(全州)란 명칭의 특징을 거론했다. 물론 전주의 전(全) 자가 원래는 ‘집안으로 들여놓은(入) 옥(玉)’이란 뜻이고 그래야 ‘온전한 것’이라 했지만, 일부에서는 이를 ‘사람(人)의 왕(王)’이라 해석하며 군주사회에서는 함부로 쓸 수 없는 지명이고 혹 잘못 썼다가 반역의 도시란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했다.하지만 전주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나
진실·화해위는 최근 2기 종합보고서 발간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5년간의 진실 규명 작업을 종합한 국가의 공식 결론을 발표했다. 그곳에 성지원이 있다. 1979년 오정동에서 문을 연 뒤 1985년 대화동으로 이전해 운영됐으며 당시 약 600명이 수용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성지원을 보고서는 충청권 집단수용시설 가운데 대표적인 인권 침해 사례로 규정했다. 듣고도 믿기지 않았던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순전히 사실이었음을 공인한 것이다.배경은 불과 40여 년 전이지만 억압과 폭력이 재갈을 물리던 시대다. 보호를 빙자한 행정조치가 장기 수
깨끗한 음식좋은 생각일.인생을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첫째는 음식이다. 음식 공급이 안 되면 인간의 생명은 그것으로 끝난다. 먹고 마시는 음식은 외부에서 온다. 어느 누구도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사람은 없다. 이는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다. 따라서 모든 생명은 외부의 것에 기댄다(의존한다). 이 사실 하나에도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엄숙한 자각에 이른다. 서로 의존하는 생명은 좋은 생각(善意)을 가질 때 아름다운 질서와 조화가 이루어진다. 이른바 관계가 형성되어 사회를 구성하며 무너지지 않는다. 좋은
우주란 무엇인가. 천문학적 개념과 동양 철학적 개념이 다르지요. 우주 공간에 있는 지구를 비롯한 모든 별, 그리고 빛과 열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 천문학에서 말하는 우주이지요. 동양철학에서는 끝없는 공간을 우(宇), 무한한 시간을 주(宙)라 하지요. 인문학적 우주로는 ‘인간은 우주를 가장 닮은 소우주(小宇宙)다.’라 해보겠습니다.하나하나 볼까요. 하늘 천(天) 자를 파자해 보면, ‘ㅡ (하늘)과 땅(ㅡ) 사이에 인간(人)이다.’라 할 수 있는데 ‘인간은 하늘과 땅의 합성체다’라고 풀이해 볼 수 있지요. 즉 인간은 ‘하늘 기
대전 성지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가 국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5년에 걸친 조사를 종합해 보고서를 내고 성지원을 구조적 인권침해 사례로 명시한 것은 수십 년 외쳐도 들리지 않던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비로소 공적 기록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실이 문장으로 남는 것만으로는 역사가 정리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그 진실을 다루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태도가 역사를 만든다. 성지원 문제는 이미 한 차례 기자수첩으로 다룬 바 있다. 당시엔 피해자 증언과 기록의 공백, 지방정부의 책임 회피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미혼 남녀들의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출산율 세계 최저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선 결혼이 우선돼야 하는 분위기지만 젊은이들의 결혼관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고 있으니 문제다.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퍄니터가 19~49세 미혼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결혼은 필수’라는 응답은 17.3%에 그쳤다. 반면 ‘결혼은 선택’이라는 응답은 절반을 넘겼다. 특히 여성과 40대에서 결혼의 필요성을 낮게 생각하는 비율이 뚜렷했는데 여성 24.7%, 40대 27.5%는 아예 결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늦가을부터 초겨울은 무지외반증 환자들이 병원을 자주 찾는 시기다. 기온이 떨어지면 발끝의 혈액순환이 둔해지면서 통증이 더 쉽게 나타나고, 두꺼운 신발과 부츠 같은 계절성 신발 착용이 늘어 변형 부위가 더 자극받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무지외반증 진료 건수는 9월 대비 약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계절 변화가 통증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도하게 휘고 그
중학교 2학년. 친구가 5주 뒤 열리는 축제에 함께 올라갈 밴드부원을 모집하길래 기타를 하겠다고 했다. 기타를 한 번도 연주해 본 적 없었는데 말이다. 축제 때 연주할 곡으로는 ‘말달리자’가 있었다. 당시에 친구들과 노래방 가면 노래에 대놓고 ‘닥쳐’라는 비속어가 들어가 있어서 노래방에서만 허용된 유일한 마약 같은 노래. 학교 축제에서 전교생과 선생님이 다 보는 무대에서 연주하다니 이거 괜찮은 건가?. 명찰 없이 교문 통과 했는데 학주쌤한테 들키지 않은 것 같은 찌릿함이 느껴졌다. 기타를 메고 다닐 때면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이 연
대전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지난 2005년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시행된 준공영제는 당시 버스노조의 파업 갈등을 계기로 민영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와 운수업계, 대전시민이 함께 지혜를 모아 탄생시킨 교통복지의 모델이었다.도입 이전의 민영제는 자가용 이용 증가와 도시철도 도입 등 교통수단의 다변화 속에서 수익 중심의 노선 운영, 운수업체의 경영난, 운수종사자 처우 악화 등 복합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지역의 노선 축소는 교통 불균형을 심화시켜 시민의 이동권을 위협했고, 반
당신의 인내심 어때요?작심삼일? 아니면 고진감래? 아하 잘 모르겠다고요? 그런 게 어딨습니까? 손대지 않고 코 풀 심산은 아니고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그럴 순 있습니다. 물론 인내심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인내심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기다리는 능력이라서 노력하면 강화할 수 있습니다.우물가에서 숭늉 찾고 돼지 꼬리 잡고 순대 달란다는 속담이 있지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지금 당장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돌을 한 개씩 쌓아 올려 만들지 않은
우리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 가동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적잖다. 농업, 어업 등 1차 산업 현장의 일손 부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정부의 외국인력 정책은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엔 박자가 느리다는 푸념이 나온다. 현장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외국인력 공급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데 적재적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오늘도 외국인력 규모를 더 늘려달라는 아우성이 터졌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0인 미만 제조·건설·서비스업 분야 312개 기업을
소설가 이문구는 보령 출생으로 그의 대표작 『관촌수필』과 많은 작품에서 해학과 풍자를 충청도 방언을 통해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는 서민의 일상과 충청도의 말맛을 살린 우리나라 농촌문학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로서 보령뿐만 아니라 우리 충청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그러나 보령을 문학 산책하다가 보면 소설가 이문구는 그가 남긴 문학적 울림과는 다르게 그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관촌마을과 관촌수필 길이 조성되어 있으나 아직 변변치 못하고, 이문구 작가의 집필실은 보령시가 매입했으나 제대로 활용을
어릴 적 논두렁을 뛰어다니며 메뚜기를 잡고 아침에 논에서 본 벼가 밥이 되는, 그리고 마당의 텃밭에서 기른 채소가 반찬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밥 한 숟가락에는 흙냄새를 느끼는 자연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흙을 밟고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도 부족하고 포장된 음식은 익숙해도 그것이 어디서 자라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른다.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농산물 가격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먹거리의 안정성’은 사회 전반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폭염과 폭우, 한파가 잦아지며 식량 생산 환경은 점점 불안정해지고 그 여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