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역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수출액이 크게 감소한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수주액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국내외 전반적인 경기흐름이 좋지 않은 영향이 크지만 자치단체별로 대책을 마련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충청지방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 수출입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올 3분기 수출은 278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분기 대비 25.5% 감소했다. 메모리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충남(-27.3%)이 가장 크게 줄었고 축전기와 전지 등이 줄어 세종(-23.2%)과 충북(-20.9%), 대전(-17.3%)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감소한 119억 1000만 달러로 올 2분기(-20.6%) 대비 감소폭을 더 키웠다. 대전(-0.1%)과 세종(-19.5%), 충남(-38.1%), 충북(-33.4%) 모두 줄었다.
건설경기는 더 심각하다. 올 3분기 건설수주액은 4조 3402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48.7%나 줄었다. 세종은 경우 무려 83.2%나 감소했고 충남(-51.6%), 충북(-49.2%), 대전(-29.3%)도 줄었다.
이런 가운데 물가는 오름폭을 더 키웠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주택, 수도·전기·연료, 음식·숙박 등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시·도별로는 대전 3.1%, 세종 2.5%, 충남 2.6%, 충북 2.9% 올랐다.
충청권 경제지표가 이같이 나빠진 것은 국내외 경기 영향이 크다.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 여파로 세계 경제가 악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반도체 시장 회복도 더딘 것이 지역경제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충청지역은 천안과 아산, 청주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등 공장들이 많아 국제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역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을 지자체들이 방관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건설경기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으로 추락한 것이 지역경제지표 악화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지자체들이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충청권 각 시·도가 나름 첨단 기업과 공공기관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와 시내버스 등 공공물가와 음식값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생활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충청권 지자체들은 이런 지역경제의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대책들을 동원해 경제회복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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