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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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2루수 서건창이 프로 데뷔 후 LG트윈수에서 두 번의 쓴맛을 맛봤다.

LG 트윈스는 지난 26일 "선수단 정리 작업을 통해 아래 12명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기쁨을 뒤로하고 2024시즌 준비에 나선 것이다.

LG트윈스는 서건창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사실상 방출의사를 표했다.

서건창은 2008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12년부터 많은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14년에는 전 경기(128경기)에 출전하면서 무려 201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단일시즌 200안타 주인공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010년대 후반까지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던 서건창은 2021년 7월 말 트레이드 통보를 받으면서 투수 정찬헌과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던 LG가 야수진의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추기 위해 선발 자원을 내주면서 내야수 영입에 힘을 쏟은 것이었다. 반대로 좀 더 젊은 선수들로 내야진을 꾸릴 생각이었던 키움으로선 서건창이 다른 팀에서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서건창은 이적과 함께 새로운 팀에서 확실하게 기회를 보장받았고, 2017년(615타석) 이후 4년 만에 600타석을 채웠다. 다만 보여준 게 많지 않았다. 그해 서건창의 정규시즌 성적은 513타수 130안타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었다.

지난 2021년에는 사령탑으로 LG트윈스에 부임한 염경엽 감독과 재회하며 재기를 다짐했다. 염 감독은 서건창의 전성기 시절인 2013~2016년 넥센에서 그와 함께했다.

염 감독은 주전 2루수로 서건창을 낙점했다. 서건창은 시범경기 타율 0.362로 1위에 오르며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정규시즌 개막 후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 5월에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허리 부상까지 겹치며 암흑기를 보냈다.

서건창은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뒤 다시 1군에 합류했지만 올해 정규 시즌 성적은 44출전에 타율 0.200을 기록했다. 백업 내야수 경쟁에서도 밀리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LG트윈스는 2차 트래프트를 앞두고 서건창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에 서건창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바뀌었다.

서건창은 이적료 없이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게 됐다. 다만 매년 성적이 하락하고 있는 점은 리스크다. 서건창을 받아들일 구단은 어디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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