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사진=연합

'인천야구는 몰락했다'

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잡음이 많은 팀은 SSG 랜더스일 것이다.

SSG는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후 'SK 와이번스 색깔지우기'라는 목적을 가지고 팀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먼저 실행한 일은 지난해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 시작부터 종료까지 1위를 놓치지 않음)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를 이끈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것이다. 

팬들 입장에선 올해 SSG의 작전과 투수교체 타이밍 등을 본다면 감독이 경질 당할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있다. 그러나 SSG는 "지속해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보다는 좀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사건은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터졌다. 바로 SSG의 원클럽맨 프렌차이즈스타 김강민이 한화로 이적된 것이다. 김강민은 200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8순위로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입단해 23년간 한 구단에 헌신한 선수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그러나 올해 70경기 타율 0.226, 2홈런 OPS 0.627로 성적이 저조했고 많은 나이까지 고려해 구단과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상의했다. 결국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김강민을 제외했고, 한화이글스가 김강민을 지정하며 팀을 떠나게 됐다. 이를 두고, 인천 팬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 명단엔 포함했어야 했다’, ‘이런 팀에 애정을 갖고 뛸 선수가 있겠는가' 등 아쉬음을 보였다.

같은 팀에서 뛴 선수들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쉬움을 표했고,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다른 팀들에 은퇴 조율 사실을 전혀 고지 하지 않은 것과 한화의 지명 후 김강민을 만나 은퇴를 권유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결국 SSG 랜더스는 김성용 단장을 R&D센터장으로 옮겼지만 이미 성난 민심에 결국 김성용 전 단장은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단순히 '꼬리자르기'로 느껴지는 팬들은 SSG 홈구장인 인천 문학경기장 일대에 구단을 향한 팬들의 항의가 담긴 근조 화환 50여개를 설치했다.

근조 화환에는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조의와 함께 '굴러들어온 2년이 먹칠한 23년', '세상에 없어야 할 야구단' 등 불만을 표출하는 문구가 적혔다.

또 '책임자 전원 사퇴하라', '김강민 영구결번, '쓱런트'(SSG 프런트) 영구제명' 등 구단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김강민은 최근 한화 구단을 통해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해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며 현역 연장 계획을 밝혔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