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이진성(신경외과 전문의)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서며 급감하는 기온으로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고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움츠러들고 경직되기 마련인데 안 아프던 목, 허리도 아파 오기 시작한다.

왜 추워지면 목, 허리가 아파지는지 설명해보면 기온이 떨어지면서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수축 되고 뻣뻣해지면서 척추뼈와 주변 신경을 압박해 허리통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겨울은 목과 허리에 질환이 있는 분들께는 괴로운 계절이다.

목, 허리통증의 대표적인 질환인 디스크는 인류가 직립보행을 할 수 있는 대신 얻는 반대급부라고 볼 수 있다. 즉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만 생기는 질환으로 연령별 발병률을 살펴보면 10대부터 60대까지 고루고루 분포돼 있지만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욱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있다.

​주된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나쁜 생활 습관에 의해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조직은 추간판이라고도 불리며 추간판탈출증이 정식 명칭이다. 여러 마디로 이루어진 척추뼈 사이 위치한 원반 모양의 추간판이 디스크라고 흔히 불리는 것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이 추간판이 원래의 자리에서 밀려나와 주변 신경을 누르고 통증을 일으키게 되는 것을 허리 디스크라고 할 수 있다.

원래 디스크 질환을 가지고 있었거나 만성적으로 요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허리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는데 특히나 겨울이 되면서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래 앉아 있거나 잘못된 자세로 TV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부족해진 운동량과 척추가 경직된 시간도 늘어나며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2020년 기준 허리디스크 환자는 매년 약 200만명씩 발생했으며 특히 2030대 환자의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넷플릭스와 같이 장시간 영상매체를 시청하거나 컴퓨터 사용시간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디스크,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 완화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제자리를 이탈해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기에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다리 등 다양한 부위에서 통증을 유발하며,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며, 누운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위로 올릴 때 심하게 당기는 느낌이 들며 엄지발가락을 눌렀을 때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하지 경련, 하반신이 무겁게 짓눌리는 느낌, 감각 이상, 다리 길이 차이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대부분 근육통과 같은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고 파스나 찜질과 같은 방법으로 통증을 완화하고자 하지만 척추에는 다양한 신경들이 몰려 있으므로 허리 통증 외 하체 저림, 발 저림 등이 나타난다면 빠른 시일 내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디스크 환자 중 80~90%는 비수술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체외충격파 치료, 허리의 골격을 바로 잡기 위한 도수치료 등의 비수술적 방법을 환자 상태에 맞춰 적절히 진행하면 수술 없이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최후의 치료법인 수술은 주사요법이나 비수술 치료를 4주 이상 진행해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마비가 발생하거나 극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조기에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술이 두렵거나 고령, 내과질환이 있는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꺼리게 되는데 이런 분들을 위해 비수술치료의 마지막 단계인 신경성형술이 개발되어 있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부위로 지름 약 1㎜의 주사바늘 같은 카테터를 넣어 신경을 압박하는 파열된 디스크(추간판)에 직접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 고농도 생리식염수를 주입, 염증을 씻어주면서 가라앉힌다. 신경 주변의 유착을 박리하기 때문에 약물이 신경 주위에 더 잘 퍼지게 된다.

통증 원인 부위에 약물을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실시간 영상장치인 C-ARM을 통해 실시간 환부를 확인하며 시술하므로 시술 정확도도 매우높다. 국소마취로 시행하고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마취와 출혈에 따른 합병증 및 부작용 우려도 적은 편이며 평균 20~30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고 당이 퇴원하기에 일상으로 복귀의 걱정도 덜게 된다.

이러한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엔 수술을 고려해야 하지만 신경성형술의 가장 큰 장점은 통증이 개선되는 동안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의 시간을 벌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스크를 예방하고 치료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생활습관개선을 해야 한다. 잘못된 자세를 고쳐야 하는데 장시간 앉아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의 경우 의자에 엉덩이를 깊숙이 넣고 등을 편하게 기대앉는 것이 좋고, 모니터는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사용 도중 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등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통해 목의 근육을 강화하고, 안정시켜주는 것이 좋다.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이진성(신경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이진성(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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