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길한 일 알려준다는'는 전설 내려오는 수령 550년 '마을 수호신' 은행나무
- 고압 전선·전화선 지나가 불안하다는 민원 접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정비

“오랜 시간 그렇게 민원을 제기 해도 말뿐 이었는데… 역시 우리 군수님이 최고여.”

청양군이 지정한 은행나무 보호수가 고압전선과 전화선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자 주민들이 반색하고 있다.

이 은행나무는 청양읍 읍내리 157번지에 있는 수령 550년으로 ‘마을에 불길한 일이나 슬픈 일,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북소리가 울렸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군민들의 버팀목으로, 군이 지난 1972년 군 보호수로 지정, ‘충남도 나무’로까지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보호수가 각종 전선에 신음
예부터 이 은행나무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은 이렇다.
옛날 금실 좋은 부부가 우성산 아래 살고 있었다.

남편은 우성산에서 나무를 해 장에 내다 팔고 주인은 품삯을 받아 알뜰하게 모아 조그마한 밭을 사서 농사를 짓는 것을 소원으로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나무를 하다 비를 만났다.
남편은 급히 내려오려다 은행나무 밑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나뭇짐을 기대놓은 채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빨리 집에 가지 않고 왜 여기 있느냐고 호통을 치고 사라졌다.
이상하게 생각한 남편이 급히 집에 와보니 뒷산이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있었다.

남편은 아내와 함께 그 마을을 떠나 정처 없이 유랑하다가 북을 만드는 노인을 만나게 됐다.
남편은 북을 만드는 일을 배우고, 아내는 그 집 살림을 도와주며 살게 되었다.

북을 만드는 노인은 자신이 죽으면 은행나무 밑에 묻어서 나무의 거름이 되게 하라고 하였다.
그 이유를 묻자, 자신이 만든 북의 채를 은행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럭저럭 한 3년이 지난 뒤 그 북을 만드는 노인은 죽고 말았다.
남편은 문득 자기가 살던 마을에 은행나무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은행나무 밑에 노인을 묻고 후히 장사를 지냈다.

그리고 노인이 만든 북 하나를 놓아두었다.
며칠 후 마을에 큰불이 났는데 사람들은 불이 나기 전에 북소리를 들었다며 무덤을 옮기자고 했다.
남편은 마을 사람을 진정시켜 무덤을 옮기지 않았다.

그해 여름에 북소리가 사흘 동안 계속 들려오다 북소리가 멎은 3일 후에 큰 홍수가 났다.
사람들은 기이하게 여겨 은행나무에 제를 지내고 마을을 보살펴 달라고 기원했다.

이런 일이 있는 뒤로는 마을에 불길한 일이나 슬픈 일,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북소리가 울렸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민원 접한 이 군수 해결 나서

고압전선과 전화선이 지나가 화재 위험이 있던 청양군 읍내리에 있는 수령 550년의 '마을 수호신' 은행나무 주변이 말끔히 정비되고 정자가 설치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런 마을의 수호신 나무 사이로 고압전선과 전화선까지 관통하면서 시달림을 받고 있어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한다.

지난해 말 민원을 접한 이석화 군수는 이 보호수의 희소가치를 인정하고 주민여론을 수렴, 최근 농어촌공사 청양지사, 한전 청양지점, KT 청양지사 등 협조로 은행나무 밑으로 흐르는 오래된 농수로를 정비했다.

또 은행나무 사이로 지나는 전선과 전화선을 정비하고 주민의 작은 휴식공간으로 6각 정자를 설치해 지나는 주민의 툇마루와 같은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나무가 고사(枯死)하지 않도록 나무 주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잔디와 평판석 시공으로 비를 스며들게 해 나무 수분을 자연 조절되게 했다.

또한 이 나무와 마주 보고 살아온 청양읍사무소 뒤뜰에 370여 년된 암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수확해 30년 전부터 청양군 인재양성장학금으로 사용됐다는 구전(口傳)도 실증해 냈다.

이번 은행나무 정자에 상량문을 쓴 필력의 소유자로, 지역인재로 소문이 나 있는 김동경(남·54) 씨는 “늘 내 머릿 속에 전기, 전화선이 지나는 것처럼 느껴졌던 은행나무 사이에 전선들이 하나도 없이 정리된 것을 보니 아파해오던 머리가 깔끔히 나은 것 같다”며 “군정업무에 바쁜 이 군수님의 남다른 관심으로 작은 휴식공간으로 정비돼 정자에 앉아 있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은행나무의 관리를 맡은 청양읍 고운식물원 이주호 원장은 “은행나무의 관리를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나서 ‘친환경 레포츠타운’(총 사업비 316억)이 우리 고운식물원에 설치되는 큰 행운을 얻었다”며 “청양사랑에 애착을 갖고 더 열심히 청정청양 만들기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향토사학에 관심을 둔 최 모(남·70) 씨는 “우리가 사는 현실에 미물인 나무에도 기가 생성된다”며 “관리하고 보호해주면 큰 덕을 배풀어 주는 복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나무 주변 환경경리를 마친 뒤 이석화 군수는 “이 보호수는 청양읍 내에 제일 오래된 역사성을 지닌 버팀목으로 청양의 큰 사고 없이 평온하게 지켜준 나무”라며 “그동안 전화선과 전기선이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 경관훼손과 화재 우려가 있었던 것을 환경정비에 협조해준 한전 청양지점, 농어촌공사 청양지사, KT 지사에 감사하며 주민의 작은 휴식공간으로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나무 숙원정비시업을 보고 난 많은 주민은 “은행나무장학회 재발족해 청양사랑의 현안으로 ‘조손가정 돕기 봉사회’를 발족하자고 의기투합, 추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청양=김종성 기자

 

<이석화 군수 인터뷰>
"군정 운영방식 업그레이드해 지역발전 이끌 것"

-전국시장군수구청장 공동회장에 공식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어떤 일을 하는 단체고, 앞으로 공동회장으로서의 각오나 수행할 일들은 무엇인가.
“지난 9월 7일 민선5기 3차년도 전국시장군수구청장 공동회장단에 선출돼 2013년 6월 30일까지 전국 군(郡)을 대표해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문제를 협의함으로써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공동회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오는 25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시장군수구청장 총회에 참석해 지방역량 증대 및 지방자치에 대한 위상강화를 위해 의지와 역량을 모아나갈 예정이다.”

-올해 고추·구기자 축제의 잘된 점과 아쉬운 점, 그리고 앞으로 고추·구기자 축제를 더욱 발전시킬 방안은.
“이번 제13회 청양·고추구기자 축제는 “아름다운 청양 매운맛 청양”을 주제로 ‘머무는 축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군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해 축제기간 동안 10만 명이 다녀간 성공적인 축제였다. 이번 축제는 특산물 판매 및 홍보를 위해서 매운밥상 경연대회, 매운맛 먹거리 체험, 깜짝경매, 농ㆍ특산물 판매 코너 등을 운영해 청양고추 및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머무는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캠핑동호회 참여(450팀, 1600명), 전국 낚시대회, 마라톤대회, 전국 시니어배구대회 등을 부대행사로 개최해 여러 언론의 이목을 끌었다.
반면, 국내경기 불황과 기상이변에 따른 가격결정의 불명확성(높은 가격결정) 때문에 농·특산물, 특히 고추판매가 부진해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앞으로 군은 축제 주체를 점차 민간이양을 검토하고 고추판매 방식에서도 농협 또는 생산자 단체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해 농산물 가격결정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적용해 시장흐름에 순응하는 농산물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동안 6차별화를 통해 명품청양고추를 전국에 알리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는데, 앞으로 이러한 명품청양고추를 이어나갈 특별한 계획이나 복안은.
“그동안 명품청양고추는 무제초제, 청결세척, 태양건조, 공동선별, 품질보증, 리콜제의 6단계를 거쳐 생산된 고추만을 판매하는 획기적인 생산방법이었고, 청양군 고추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된다. 고추농사를 짓는 농민은 누구나 앞의 6단계를 이행해 생산판매 하고 있어 명품고추의 명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종자선택의 차별화와 함께 친환경고추를 명품고추로 하는 등 명품청양고추의 생산 및 판매 방법 등 전반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요즘 수영장 건립관계로 여러 가지 말들이 있는 것 같은데, 수영장 건립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민선5기 사업으로 수영장 건립을 보류하려 하는 것은 수영장 건립 경비, 사후 유지관리 비용만큼 군민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연간 얼마의 적자를 보더라도 수영인구가 많고, 전체 군민이 원한다면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 당시 군에서 파악했을 때는 극히 일부 몇몇 군민을 제외하고는 현 시점에서 청양에서의 수영장 건립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고, 여러 방안의 의견수렴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였기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수영장 건립을 보류하는 대신 그 대안으로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 추진 중에 있는 노인복지회관 지하 1층에 20m×2레인의 소규모 풀장을 만들어 주민들이 연중 활용토록 설계 중에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의 요구 등을 수용해서 수영장 건립을 재 논의하기 위해 풀장의 설계를 중단시키고, 전문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청양군에 수영장 건립에 대한 주민의견조사를 위해 용역 의뢰토록 준비 중에 있다.”

-청양군이 앞으로 추진해야 될 주요한 사업이나 비전이 있다면.
“현재 추진 중인 중기발전계획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사업이 추진됐지만, 세종시와 내포신도시의 연계 거점지역에 걸맞은 새로운 중기발전계획을 내년부터 준비할 계획이다. 계획수립 시 그동안 추진하지 못한 사업에 대해서는 타당성, 효과성 등을 분석한 후 사업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노인종합복지관과 국민체육센터 건립은 현재, 추진 중인 용역 결과와 주민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종합한 후 추진할 예정으로 지금의 군정운영 방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군정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

청양=김종성 기자 kjs36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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