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넉 달째 3%대↑
석유류 하락에 상승폭은 둔화
사과 55% 등 농산물 값 급등

▲ 통계청이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 5일 오후 한 마트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넉 달째 3%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상승폭은 전달(3.8%)보다 소폭 내리면서 인플레이션 강도가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농수산물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체감물가는 여전하다는 아우성이 나온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 3.4%, 9월 3.7%, 10월 3.8% 등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10월을 고점으로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이는 석유류가 1년 전보다 5.1% 내린 영향이다. 석유류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25%포인트 떨어뜨렸다. 휘발유는 2.4% 올랐지만 경유와 등유가 각각 13.1%, 10.4% 내렸다.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유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2분기 이후 8%대에 육박하던 내구재 물가도 지난달 5.4%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6.6% 올랐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오르며 2021년 5월(14.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과(55.5%), 토마토(31.6%), 파(39.3%), 오이(39.9%) 등을 비롯해 겨울 제철 과일인 귤도 전년 동월 대비 16.7% 올랐다.

도축 마릿수 증가, 정부측 공급 확대 등으로 축산물은 1.3% 하락했다. 다만 전염병 여파로 축산물 물가가 튀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에서 “생산이 감소한 사과의 가격이 높아 대체 품목인 토마토, 감귤 등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최근 낮은 기온 및 일조량 부족 등으로 일부 시설채소 가격도 일시적 강세를 보인다”며 “소·돼지·닭고기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등이 변수”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의 경우 전기료(14.0%), 도시가스(5.6%), 상수도료(4.6%) 등이 오르면서 지난해보다 9,6% 상승했다.

향후 물가 흐름은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근원물가 안정세, 국제유가 흐름 등을 바탕으로 한 예측이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계절적인 요인과 함께 국제유가 불확실성은 언제든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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