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4~69세 남녀 800명 설문
성폭력 피해 경험 93%가 여성
75% “피해 직후 아무 대처 못해”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성폭력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됐지만 성폭력 피해 여성 대부분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잘 몰라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여민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다힘과 충남대학교 여성젠더연구소가 대전지역 성폭력 인식·피해 경험 등에 대해 지난 9월 4일부터 3일간 대전에 거주하는 만 14~69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56.5%(452명)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92.7%(419명)는 여성이었다. 피해 유형은 신체 노출 목격 피해가 21.6%로 가장 높았고 성추행 피해(19.2%), 강간 피해(3.2%), 강간 미수 피해(4.9%)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학교·학교 주변이 26.5%로 가장 많았고 가해자 혹은 다른 사람의 집(19.3%), 주택가나 그 주변(18.5%), 지하철 등 교통시설 내부(17.7%) 등으로 파악됐다.

성폭력을 당한 이 중 대다수는 안타깝게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가해자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이다.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는 ‘피해 직후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75.5%)’라고 응답했는데 성폭력 가해자를 모르는 경우가 65.1%나 됐다.

디지털 성폭력 역시 비슷했다. 성적인 사진·동영상 등을 전송받는 피해(30%)가 가장 많았고 음담패설·성적농담(22.4%), 은어 사용 등 성적 비하·모욕(18.8%), 성적 대화 유도·성적 만남 제안(14.4%) 등으로 나타났는데 일반 성폭력 피해 경험과 유사하게 피해 응답자 과반인 56.7%가 ‘대처를 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이에 자치단체나 경찰청, 교육청 등 관련 공공기관이 강력한 가해자 처벌, 가해자 신상공개,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성범죄자 알림 서비스가 유자녀 가구에만 제공되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경찰청 통계 기준 대전지역 성폭력 피해자는 2019년 977명, 2020년 883명, 2021년 993명이다. 2021년 기준 전국 성폭력 피해자의 수는 3만 2080건으로 이 중 대전 피해자는 3.1%다.

김세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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