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보낸 2023년, 시민 신뢰회복 매진
“집행부 견제·감시에 더욱 매진할 것”

제9대 대전시의회가 개원 2년차를 맞았다. 9대 의회는 출범 후 줄곧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목표로 힘차게 달려왔다. 1년 전인 2023년 1월 초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을 만났을 때 그는 두 가지를 설파했다. 하나는 의장 취임후 만든 의정구호인 ‘시민 중심의 열심히 일하는 의회’와 2023년의 중요성이었다.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22석 중 18석을 싹쓸이하며 지방 권력을 석권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이 의장도 의회 입성 후 그 부분을 우려했다. 대다수가 초선의원으로 '민의의 대변자'라는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와 집행부 거수기 논란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9대 의회 초기 미숙한 의정활동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했던 모습이 그대로 표출됐다. 이 의장이 취임 후 의정구호를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앞으로의 3년의 디딤돌이 될 2023년의 중요성이었다. 이 의장은 지난해 이 두가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최대 과제로 꼽혔던 ‘시민 신뢰 회복’을 위해 의회를 운영해왔고,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일하는 의회의 초석을 다졌다. 연초 조원휘 의원과 이금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전체 22석 중 20석으로 확대됐지만, 이 의장은 집행부 견제를 더욱 충실히 하겠다는 각오다.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아 그간 이 의장의 소회와 앞으로의 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제9대 의회 개원 2년차를 마무리하는 소회는.

“제9대 의장으로 취임 후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가 되고자 여러 목소리에 경청하고, 소통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의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만큼 나아갈 방향과 역할을 늘 고민해 왔으며 다각적인 의견 수렴과 협치를 통해 각종 정책의제들을 숙의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 왔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 결실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적 여건을 조성하고자 저를 포함한 22명의 의원들이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출범 후 거수기라는 오해도 받고, 조례안 상정 불발에 야당 의원들이 집단 거부운동(보이콧)과 농성도 벌였다. 하지만, 한결같이 이해·공감하는 자세로 책무를 수행했다. 거듭할수록 의회에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 믿음에 보답하는 의장이 되겠다.”

-1년 반 동안의 의회 성과 및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평가는.

“대전은 교통과 과학기술의 중심 도시면서 대표적인 소비 도시의 특성도 갖고 있다. 대전의 전체 사업체 중 50% 정도가 서비스업으로, 문화관광사업 활성이 시급함에도 그동안 ‘노잼’(No+재미) 도시라는 유쾌하지 못한 별칭이 생겨났다. 제9대 의회 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이를 타개할 토대 만들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 ‘대전 0시 축제’를 단일 행사 최다 방문객 110만 명이라는 역대급 흥행으로 이끌어 대전을 ‘꿀잼’도시로 탈바꿈시켰다. 시의회는 축제에 앞서 전국 최초로 ‘대전시 야간관광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고, ‘대전시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 조례’, ‘대전시 골목상권 공동체 육성 및 활성화 조례’ 등을 개정하면서 지역경제와 상권의 부활에 필요한 마중물을 마련했다. 제9대 의회 출범 후 아홉 차례의 정례회 및 임시회의를 개최하고 193일 동안 회기를 운영하면서 769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교육행정·건설교통·환경녹지 등 9개 분야에 걸친 43회의 다각적인 시정 질문과 54회의 자유발언 등을 통해 집행부 견제·감시는 물론, 협력·균형을 유지했다.”

-견제와 감시 역할을 공고히 하기 위해 어떠한 점에 집중했나.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고하려면 행정행위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해야 할 조직 및 인력 구성이 적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최근 2년에 걸쳐 지방의회 정책역량 강화에 필요한 정책지원관 11명을 채용하고, 각 상임위원회 의원정수에 맞게 배치해 의원들의 정책활동을 지원토록 했다. 더불어 인사권 독립 시행 후 예측되는 업무량을 측정, 16개 타 시·도 의회 조직과 업무 특성을 비교·분석해 시민소통담당관(현 홍보소통담당관)을 신설하고, 복수직렬 직위를 조정해 제한된 인력 수급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를 개선했다. 시의회는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개발과 정보 수집·분석을 위해 관심 분야별 정책연구회를 구성하고, 전문가와 토론회를 열고 연구과제를 수행해 의정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시의회 전체 의원의 82%가 연구회 활동에 참여할 정도로 열의가 높다. 아울러 기업유치연구회, 지역인재육성대전산업발전연구회, 대전체육발전을위한연구회, 도시마케팅연구회, 지방의회권확대방안연구회에서 축적한 연구활동은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대전 발전을 촉진하는 정책 제시, 부적절한 집행부 정책 개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 중심의 열심히 일하는 의회’를 표방하고 있는데, 시민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지방의회가 주민대표기관으로 그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지역의 복잡·다양한 문제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주민과 협력을 통한 의사 소통이 필요하다. 단순한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의견을 듣고, 설명해 주는 양방향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그간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등 재난 사고 현장, 금고동 자원순환단지 악취 현장,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의료진 수급 문제 파악을 위한 현장 점검 등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다니며 현장 의정활동을 펼쳤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의견 청취와 홍보로 세대 간 정책쏠림 현상 없이 경제와 사회발전에 필요한 정책을 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토론회, 간담회 개최시에는 사전에 인터넷 통해 공지함으로써 주민참여를 유도하고, 카드뉴스·쇼츠영상·조례웹툰 등 새로운 미디어콘텐츠를 활용해 복잡한 정보를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며 의정에 대한 관심도를 증가시켰다.

-남은 임기 동안 시의회 운영 방향과 이루고 싶은 점은.

“세계 안보·경제가 흔들리면서 국내외 경제지표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민경제에 온기를 불어넣는 의정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장에서 지역 의제의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체계적인 입법과 수준 높은 정책지원을 발휘하겠다. 또 시민이 납부한 공적 재원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겠다. 방대하고 복잡한 집행기관의 행정행위를 가늠할 수 있도록 의원 역량을 강화시키고, 견제·감시 장치가 상시 작동하는 의회를 구현하겠다. 앞서 2022년 1월 13일 시행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라 지방의회 인사권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됐지만, 조직권과 예산권이 지방자치단체에 있어 실질적인 독립이라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5차 임시회에서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건의가 이뤄진 바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으로는 입법활동 보좌인력 부족, 지방의회 조직권·예산편성권 집행부 종속 등으로 지방의회가 지방소멸·저출산·고령화 등의 지역사회 문제를 주체적·능동적으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완전한 지방자치제도를 실현하고, 주민의 대표기관이자 자치입법기관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새해 인사와 전하고 싶은 말씀은.

“의정활동을 펼치며 시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해 비판의 소나기도 맞아봤다. 이 또한 의회를 아끼고 대전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회초리를 가한 것으로 안다. 우리 22명의 의원들은 초심을 잊지 않고 박수 소리보다 소나기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시민 곁에서 시민의 뜻이 무엇인지 경청하며 시민이 뽑아준 대표자로서 시민과 소통하며 현장에서 답을 찾아내겠다.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제지표 전망이 어둡지만 대전 시민 모든 가족이 풍요롭고 편안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새로운 꿈을 펼치고 도전하면서 성장의 기쁨을 누리시길 기원한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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