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종의사당·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 등 차질없는 진행 역점
의장실 문턱 낮추는 등 소통하는 의장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집행부 견제·감시 등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역할에 충실할 것

▲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2024년 갑진년을 맞아 새해 설계를 밝히고 있다. 세종시의회 제공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 등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에 건의하고 결의문, 성명서, 논평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은 갑진년 새해를 맞아 세종시의회가 역점을 둘 부분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이 의장은 “아직 세종으로 이전하지 않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등 국가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하는 중앙행정기관들의 이전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으로부터 올 한 해 세종시의회가 나아갈 방향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이후 지난 6개월간 시의회를 이끈 소감은?

“어느 사회든 크고 작은 조직이 있다. 각 단체나 기관, 조직의 역할과 성격은 모두 다르겠지만, 그것을 이끄는 ‘장’은 누구든 그 자리의 의무로 인해 무게를 느낀다. ‘의장’이라는 자리에는 부담과 책임감이 상존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저는 세종시 전체 의원의 대표이자, 사무처 직원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동시에 부여받았다. 그만큼 신경 쓸 일도 많고, 크고 작은 사안·현안들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했다.

마치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식당 하나를 같이 운영하는 느낌이었다. 집행부 견제와 의회 본연의 활동, 추가로 의장이 소화해야 하는 대외활동과 소소한 축사, 면담, 시찰 일정들로 밥 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도 부족해 뛰어다녔다.

의원님들과 사무처 직원들을 두루 살피고 불편한 점, 개선할 점을 고민하는 시간이 깊어질수록 불면증과 체력 부담도 동반되었다. 그래도 의장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해 주시고, 칭찬해 주실 때 보람차다.

또 현안이나 민원, 문제가 개선되고 하나씩 변화될 때 보람이 생긴다. 하루를 시작하고 버틸 수 있는 건 그런 성취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동안의 성과를 꼽는다면?

“세종시의회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과 시의원 간의 소속감, 화합, 소통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청렴도 최하위라는 오명도 개선해야 할 막중한 임무여서 부담감이 있었다.

짧지만 6개월 동안 의회 내부 결속 다지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한 것도 사실이다. 의원 조찬모임을 재개하고 의원들과의 교류와 소통의 시간을 늘려 그동안 긴장과 갈등의 시간을 완화하고 소속감과 동료애를 올리는데 에너지를 쏟았다.

의회 직원들과 오찬 간담회, 월례 전체 조회도 처음 시도했다. 의장실 문턱을 낮춰 보고 고충이 없도록 배려하는 등 소통하는 의장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의회의 위상과 격을 높이고, 집행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도 많이 신경 썼다.

말하고 보니, 성과보다는 다양한 시도와 도전의 시간이었고 큰 사건 사고 없이 6개월의 시간이 지나간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 외에도 충청권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및 국회세종의사당 이전, 법원 신설 등 의회가 집행부와 궤를 같이하며 공동으로 대응해 좋은 결실을 보는 것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2024년 갑진년을 맞아 새해 설계를 밝히고 있다. 세종시의회 제공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2024년 갑진년을 맞아 새해 설계를 밝히고 있다. 세종시의회 제공

-아쉬웠던 점은?

“지역 현안 중 대통령집무실 설치가 사실상 무산에 가까운 답보상태인 점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윤석열 정부와 최민호 시장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국무회의를 자주 세종에서 개최하겠다 했지만 몇 번 개최되었는지는 언론과 시민들이 잘 아실 것이다.

중앙-지방협력회의 개최도 지방정부와 의회가 원하는 수준이라기엔 매우 미흡한 결론이다. 지방분권 균형발전을 막는 규제는 풀지 않으면서 존립만 강요하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늘어나는 인구수에 맞춘 의석 증가와 그에 따른 행정인력 증원이 필요하나 기준인건비 총액과 조직권 미 부여로 매우 기형적으로 운영 중이다.

국토부 산하 행복청이 행복도시개발비를 사실상 지방으로 떠넘긴 것도 현 정부 정책의 기조와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행정수도를 조성하고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이러한 결정을 이행하는 것은 사실 이해하기 힘들다.”

 

-새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의정활동은?

“국회세종의사당 착공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해 국회에 건의하고 결의문, 성명서, 논평을 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집행부와 공조하겠다.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여성가족부 등 국가의 중추적 기능을 맡고 있는 중앙행정기관 이전도 가시화할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하겠다.

세종시가 자족도시로 거듭나도록 세종행정법원과 지방법원이 설치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것이며, 세종시립대 건립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지난 12월 8일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의 재정 특례 기간이 다시 연장되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총선 이후 지역구 국회의원과 집행부, 그리고 의회가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시의회 내부 조직개편과 직제 신설, 정원 확대 등을 통해 업무 편중과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의회가 시의원 전원을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의장이 중심을 제대로 잡고 추진하겠다.”

 

-집행부와의 관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떨 것이라 예상하는지?

“의장 취임 후 집행부보다 시의회 및 사무처 조직개선과 정상화에 주안점을 뒀다. 취임 전 행정감사가 종료된 상황인 데다, 2024년도 예산심사 전이었기 때문에 집행부와 거리를 뒀다. 무엇보다 최민호 시장을 비롯해 집행부가 그동안 시의회와 의원들을 상대로 보여온 태도와 자세에 대한 시의원들의 평가와 평판을 의장의 관점에서 청취하고 관찰하는 시간이 길었을 뿐. 관계가 소원하거나 대립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에 충실하고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법과 규칙 등 절차 위반 및 행정 미숙은 지적하고, 엉터리 예산편성과 집행은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집행기관의 독주를 막기 위해 힘쓸 것이다.”

 

- ‘이응패스’ 도입과 국제정원박람회 등 집행부 주요 시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정원도시박람회는 준비가 덜 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단정 지어 이야기해 드릴 수 있다. 꿰맞추기식 사업이라 판단 중이다. 행사 진행은 물론 시설 운영 등 각 분야 전문 인력 확보도 안 돼 있어서 문제다. 정원은 ‘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설치 후 모든 일이 끝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운영을 고민해야 해야 하는데, 그 방안이 마련되어 있는지도 의문이다. 국립수목원과 콘텐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졸속을 넘어 엉터리 사업 추진이라고도 할 만하다. 준비가 제대로 갖춰지는 시점이 도래하면 그때 재검토할 사안이다.

‘이응 패스’는 정원도시박람회와 함께 급박하게 추진된 ‘최민호 표 졸속사업’이라 평하고 싶다. 최 시장 ‘버스 전면 무료화’가 무산되자 2~3개월 만에 갑자기 제시된 사업이다. 도입 시 형평성과 문제점, 운영상 재정 부담 가중 등 대비가 전혀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대중교통 노선 조정, 마을버스 도입, 증차 문제도 제대로 정비가 안 된 상태에서, 버스 무료화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 현재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교통 민원부터 해결하고 환승 체계 시스템을 구축한 후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푸른 바다에서 용이 승천하듯 한 단계 도약하고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지난 1년은 세종시의회 의장으로서 시민께 가까이 갈 수 있었던 시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더 민의를 대변하고, 억울한 시민이 없도록 함께 여러분과 동행하겠다는 다짐 전하고 싶다.

의회가 의회다울 수 있도록 의장의 역할에 충실하며, 부여받은 소임을 다해 세종시가 한 단계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

시민을 위해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더 고민하는 의회가 될 것이고, 미래를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로 거듭나길 새해에도 희망한다.

끝으로 한 해 보내주신 관심과 응원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온기와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세종=전병찬 bc12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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