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생산량 감소 등으로 1년 전보다 44.8% 뛰어
수요증가·수급불안 겹치면서 향후 강세 가능성 커

▲ 사과와 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올해 설 과일세트 선물 가격도 작년보다 평균 20∼30%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설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기상이변 등으로 사과와 배 가격이 크게 뛰어 소비자의 걱정이 커진다. 차례상에 과일을 올리지 않자니 마음에 걸리고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럽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5일 기준 사과(후지·10개) 소매가는 전국 평균 2만 3054원으로 1년 전(1만 5925원) 대비 44.8% 뛰었다. 전월(2만 486원)보다도 12.5% 상승했고 일주일 만에 3.4% 비싸졌다. 배(신고·10개) 역시 비슷하다. 같은날 기준 배는 2만 4681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2만 2735원) 대비 8.6% 올랐다. 사과와 배의 가격 고공해진은 지난해 대비 각각 30.3%, 26.8%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지난해 봄 냉해와 우박,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폭염 등이 겹친 탓이다.

과일값 고공행진은 설 선물세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백화점·대형마트가 올해 준비한 설 과일선물세트 가격은 전년 대비 일제히 비싸졌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정성 담은 사과 세트(4.2㎏)는 지난해 4만 9900원에서 올해 7만 9900원으로, 이마트의 사과 VIP 세트(3.6㎏)도 행사가 기준 3만 2060원에서 4만 7880원으로, 이마트의 당도 선별배(5㎏) 가격은 행사가 기준 2만 9880원에서 3만 5880원으로 상승했다. 올 상반기 수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는 전망에 설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늘어나는 명절 전후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적잖다. 더욱이 올 상반기 중 물량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 한동안 과일 가격이 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설 성수품 22개 품목의 지원을 늘리며 명절 전 차례상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1인당 2만 원 한도로 3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총예산은 지난해보다 52% 늘어난 400억 원 규모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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