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점은 학생에 도착점은 행복’에 두는 충남교육 실현 포부
교권침해 방지하고 교육현장 치유와 회복 위해 온 힘

▲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본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비전과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는 모두가 존중받는 학교,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을 강조해 왔던 그동안의 기조가 올들어 ‘행복’이란 단어로 바뀌었다. 10년 전 충남교육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내걸었던 ‘행복한 학교 학생 중심 충남교육’이란 교육 비전이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미래 교육의 터를 다지는 사업을 중단없이 추진하겠다는 김 교육감으로부터 혁신미래교육 3기 중반을 넘어서는 올해 충남교육의 정책과 방향 등을 들어봤다.

 

- 올해가 충남교육 지휘봉을 잡은 지 10년이 되는 해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지난해 도민과 아이들을 위해 했던 약속을 지키려 숨 가쁘게 달려왔다. 코로나19 해제로 교사와 학생이 얼굴을 마주하며 교육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뻤지만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퍼진 교권 회복의 목소리는 교사들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교권 회복과 미래교육을 위한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했다. 올해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이 꽃피는 교실, 선생님의 인자한 웃음에서 사랑과 삶을 배우는 학교를 만드는 데 정진하겠다. 모든 아이가 특별한 교육을 받고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이어가 ‘출발점은 학생에 도착점은 행복’에 두는 충남교육을 실현하겠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본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비전과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본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비전과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 충남교육이 지난해 거둔 성과와 아쉬웠던 점은.

“지난해 전국 교육감 공약이행 계획서 평가 전 분야에서 최고등급(SA)을 달성하고 자체 감사활동 평가 2년 연속 최고등급, 교육부 지방교육재정 분석 최우수교육청 선정 등 대한민국 교육의 모범이 됐다고 자부한다. 특히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교육 수업활동 레시피(인·수·레)를 활용해 디지털 전환교육의 기반을 조성했고 미래교육 통합플랫폼인 ‘마주온’을 향상시켜 학생들의 학습이력을 관리하는 교육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On)시스템’을 개발해 기초·기본 학력 보장과 학습결손 해소를 위한 노력도 했다. 다만, 학생 인권과 교원의 교육권이 상충하는 의미가 아님에도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단순히 조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폭력이 없는 인권친화적 학교의 교육적 가치가 후퇴하는 것이다. 교원과 학생의 교육권과 인권은 조화롭게 존중받아야 할 가치다.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와 제대로 배울 권리를 지키며 교권보호 5법이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

 

- 2024년은 혁신미래교육 3기의 중반을 넘어서는 시기다. 올해 정책 방향과 역점 정책은 무엇인가.

“교육과정평가정보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미래교육 평가 체제를 만들어 참학력을 신장시키겠다. 모든 시군에 인공지능교육체험센터를 구축하고 디지털교실을 확대하는 등 맞춤형 인공지능 교육을 강화하며 충남미래교육 통합플랫폼 ‘마주온’을 지능정보형으로 향상시켜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교육환경을 만들겠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에너지 전환 교육활동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실천하고 ‘초록발자국’ 앱과 탄소중립 3·6·5 운동을 확대하는 등 실천중심 생태전환 교육을 실시하겠다. 특히 모든 학생에게 1인당 초등학생 16만 원, 중학생 20만 원, 고등학생 30만 원의 수학여행비와 입학지원금 10만 원을 지급해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시켜 줄 계획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오른쪽)이 본보 이석호 내포본부장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비전과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김지철 충남교육감(오른쪽)이 본보 이석호 내포본부장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비전과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 미래교육 실현을 위해 충남형IB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충남형 IB학교는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에서 운영하는 국제 공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학교로, 준비학교-관심학교-후보학교-인증학교의 4단계로 진행된다. 현재 17개교 중 초등 2교, 중학 2교, 고등 5교 등 9개교가 관심학교로 등록하고 후보학교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공주, 아산, 당진, 예산, 홍성지역을 시범교육지원청으로 운영한다. IB 자료의 한국어화 등 IB 프로그램 운영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현장 지원단, 연구회,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해 충남형 IB학교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 IB 프로그램 전문성을 갖춘 교원과 IB 전문가(IBEC)를 양성하고 성공적인 IB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미래형 평가 체제를 만들 것이다.”

 

-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온(On) 시스템’을 개발했다. 올해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올해 온(On) 시스템의 7개 기술에 대한 권리(특허출원 2023.12.29.)를 취득해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강원, 전남, 전북 등 타 시도교육청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온시스템을 확산시키고 고도화할 것이다. ‘온한글’ 기능을 활용, 다문화학생이나 중도입국학생들의 한글 해득을 지원하기 위한 ‘누리한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재외교육기관에 보급해 디지털 기반 한글 진단-보정 시스템의 세계화에 기여하겠다. ‘온채움’의 기능 개선과 학습저해 요인 검사를 강화해 초3, 중1학년의 경계선 지능 온라인 전수검사를 지원하고 중점학급을 운영해 우수 사례를 발굴하겠다. 3월부터 ‘온생각’의 사고도구어 학습자료와 모바일 시스템을 보급해 교과 수업에 필요한 의사소통과 문해력을 신장시키겠다.”

 

- 1년간 시범 운영한 충남형 늘봄학교에 대해 논란이 여전한데.

“충남형 늘봄학교는 학교 안팎의 자원을 활용해 방과후학교와 돌봄을 다양화하고 질을 높이는 정책이다. 올해는 대학 및 지역과 연계한 문화예술체육 강사 지원, 에듀테크 SW 혼합수업 방과후 프로그램, 농촌체험농장 연계 늘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방과후학교와 돌봄의 질을 높여나간다. 더불어 충남도와 협업해 공동육아나눔터에 초등돌봄교실 운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온종일 마을방과후학교,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한 충남형 저녁돌봄교실 등 마을-지역이 함께 돌보는 촘촘한 돌봄 안전망도 구축한다. 늘봄학교 확대에 따른 교원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지원청의 늘봄 전담 공무원을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토록 하고 추가 인력도 배치할 생각이다.”

 

- 지난해 교권 침해가 사회 이슈화됐었다. 교권보호를 위한 추진 정책은.

“지난해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의제가 되면서 교권보호 5법이 제정되기까지 했다. 충남교육청은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한 정책으로 ‘교육활동보호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해 교육공동체 간 신뢰 회복을 꾀한다. 도내 모든 시·군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연극을 통한 교권침해 예방 교육을 추진하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시 ‘변호사 동행서비스’를 시행한다. 교원 직위해제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교원안심공제 대상자를 확대해 교육활동 침해로 인한 치유와 회복을 지원한다.”

 

- 내년부터 유보통합이 시행된다. 준비에 차질은 없나.

“2025년 유보통합에 대비해 유보통합추진TF와 부교육감·행정부지사를 공동 단장으로 한 ‘유보통합추진단’을 선도적으로 운영해 체계적인 유보통합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선도교육청을 운영해 유보통합 이해 연수, 현장중심 협의체 운영, 교육과정·돌봄을 지원하고 행·재정 관련 지방업무 이관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학부모 부담 완화를 위해 사립유치원 교육비 등도 지원한다.”

 

- 지난해부터 적정규모학교를 구축하고 있다. 추진 배경과 방향은 무엇인가.

“저출생에 따른 학생수 감소로 소규모학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충남의 소규모학교 기준은 전교생 60명 이하이며 통합을 위한 학부모 여론을 조사하는 중점관리 대상학교는 전교생 30명 이하이다. 미래주도형 적정규모학교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여건에 맞는 7가지 유형을 제시해 공모하고 있다. 더불어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 활동도 추진할 것이다.”

이석호 기자 ilbole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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