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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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과다 복용을 통해 자해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14일 SNS에 ‘약물 과다 복용 먹방(?)ㅋㅋ’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약물 #자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온 영상에는 10대 여성이 알약 수십 개를 1분 안에 물로 삼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재 해당 영상은 네티즌들의 신고로 삭제됐으나, 이 과정에서 7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10·20대 사이에서 약물 과다 복용을 통한 ‘약물 자해’가 자해의 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약물 자해는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각종 약을 한꺼번에 다량 복용하거나 약국에서 감기약, 수면유도제 등을 구매해 과다 복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 물 대신 술과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마약 성분이 담긴 치료 약물이나 독성 물질 등에 중독돼 응급실을 방문한 10∼20대는 지난 2012년 1158명에서 2022년 2770명으로 139% 증가했다.

이 중 74.5%는 자해·자살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중독 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SNS에 ‘약물’, ‘약물자해’등의 단어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알약을 손바닥 위에 올린 사진이나 약물 자해 예고 글과 자해 후기 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이뿐 아니라 포털 사이트의 질의응답 코너나 블로그 등에서도 약물 자해에 대한 글을 발견할 수 있다.

김동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은 “자해는 기존의 정신적 고통을 다른 고통으로 치환시키기 위한 행위”라며 “약물 자해의 경우 자해로 인한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약의 과다 복용이 주는 환각 등을 위해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약물의 오·남용은 간·신장 등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이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타인의 자해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관련 콘텐츠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면유도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법에 의해 유통, 처방, 제조 등이 관리되고 있다.

대부분의 수면제 복용이 의식 저하를 유발하며 알코올 중독 시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게 되므로 복용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술과 함께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수면제 중독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 있으며, 다량 복용 시에는 심한 의식저하, 혼수와 함께 호흡곤란, 저혈압, 경련 등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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