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전협 회장 공개 사직 “더 감내 못해”
의사단체 전국 곳곳서 궐기대회 ‘반발’
정부 “비대면진료 확대·PA간호사 활용 강구,
전공의 집단 사직 판단 시 수리 금지로 대응”

▲ 대전시의사회가 15일 정오 12시 30분 국민의힘 대전시당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도 전공의들의 공개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단체는 15일로 예고한 궐기대회를 전국 곳곳에서 개최해 의대 증원에 대한 반발을 지속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15일 SNS를 통해 “오는 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죽음을 마주하며 쌓여가는 우울감,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시간과 최저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전공의 신분이 종료되면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3월 20일까지만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됨을 공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에 일하는 홍재우 인턴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 사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대전협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전공의 입장이라며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하지 말아달라. 이 영상을 보고 집단행동을 선동한다고 생각하면 의사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면서 자신의 의사면허번호를 함께 공개했다.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 사이에서도 집단행동 기류가 보인다. 한림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는 15일 의료정책대응TF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의과 4학년 학생 만장일치로 휴학 진행을 결의했다”고 알렸다.

의사단체는 집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대전시의사회는 15일 낮 12시 30분 국민의힘 대전시당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보건의료와 국민건강을 희생시키는 망국적 포퓰리즘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과학적 근거, 정밀한 예측 없이 2000명이라는 숫자를 위해 짜맞춘 자료를 내세웠다. 2020년 9월 4일 한 의정합의를 내팽개친 것”이라며 “17일 의협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시·도 의사회 의장단 회의가 있다. 이날 큰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길 시 비대면 진료 확대, 기존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공중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PA 지원 인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진료 대응계획은 마련해 놓은 상태다. 군 병원을 활용한 응급실 이용, 공공의료기관들을 활용한 응급체계 대응 등 모든 대책을 준비해서 가급적 진료에 지장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공의가 개별적으로 사직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병원은 집단적이라고 판단되면 사직서 수리를 금지해야 한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으면 의료인으로서 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세영 기자 ks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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