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 국민과 기업이 국회에 바라는 날것의 목소리가 채집됐다. 표현 방식은 다를지언정 결론은 한결같았다. 새 국회의 임기가 끝날 시점인 2028년에는 “지난 국회는 민생과 경제재건에 전력을 다한 국회였다”고 평가하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리 행동해 달라는 준엄한 당부요, 바꿔 말하면 그동안 그리하지 못했다는 따끔한 채찍이다. 고식적인 사탕발림으로 얼버무릴 생각 말고 금과옥조로 받드는 게 총선에 임하는 기본자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통플랫폼을 통해 ‘제22대 총선에 바라는 국민과 기업의 제안’을 주제로 의견을 모았다고 21일 밝혔다. 조사엔 5242명의 국민과 기업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제22대 국회가 우리 국민에게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31.4%가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국회를, 26.1%가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뒷받침하는 국회를 꼽았다. 민생과 경제재건에 박차를 가해달라는 간곡한 메시지다.

한국경제의 리빌딩을 위한 국회의 역할과 과제에선 여러 시대상이 반영됐다. 49.8%는 ‘저출산 극복 및 초고령 사회 대비’를, 30.4%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문하는 것으로써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 명운의 명제와 수도권 독식에 맞선 지방시대 견인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줬다. 뒤이은 ‘여야 간 이견차가 적은 경제 관련 입법 조속 통과’(24.8%)와 ‘생활 밀접·민생 규제 완화’(24.6%) 요구는 국회 입법 활동의 소극성을 핀잔했다고 볼 수 있다.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에는 여야가 대승적으로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여의도에서 서로 싸우는 소리 좀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퍼주기식 정책보다는 합리적인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국가 경제의 성장 속도와 사회변화에 비해 법제화가 항상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등의 대한상의가 예로 든 국민 의견 속엔 결코 개인적이라고 할 수 없는 보편적 정치 감수성이 녹아있다. 순화어법이어서 망정이지 시중의 입방아는 전투적이다.

대한상의는 국민 의견을 3대 목표, 10개 리빌딩 전략, 55개 정책과제로 정리해 건의서를 만들었고 이를 총선 전 각 정당에 전달한 계획이라고 한다. 건의서 서두에서 다룬 “새로운 국회가 임기 4년간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거세게 맞닥뜨리게 될 단어는 ‘변화’일 것”이라는 진단은 그것이 경제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호소하는 ‘국민 된’ 마음의 집약으로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가 국민 정서를 모를 리 없다. 당의 이익에 눈이 멀어 따르지 않거나 못한 것이다. 정당 정치에서 당의 이익을 버리라고는 할 수 없다. 갈등은 있되 대승적 정치를 구현할 줄 알아야 한다.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돌보는 국회라면 분골쇄신했다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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