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박정훈 진료원장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박정훈 진료원장.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 전문의 박정훈 진료원장.

겨울의 끝자락 장마철처럼 연일 비가내리고 북부지방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다. 직장인들과 같이 외부활동이 필수적인 분들은 미끄러운 빗길, 살얼음판과 같은 빙판길을 마주하게 될텐데 일상에서 많이 이용하는 계단에서 물기에 의한 미끄러짐으로 척추압박골절을 당하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평소 같으면 툭툭 털고 일어날 정도라 생각하지만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었일까? 바로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고 표현하는 골다공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척추압박골절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13만 9,9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에 기록된 11만 3,626명보다 약 23% 증가한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1만 916명)부터 환자 수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으며 70대 환자 수가 4만 7,809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여성 환자 수가 두드러졌는데 지난해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은 여성 환자 수는 10만 539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71%를 차지했다.

지난주부터 장마와 같이 연일 비와 눈으로 인한 낙상으로 인해 발목, 손목, 척추압박골절환자가 늘었는데 진료실에서 낙상의 원인을 물어보니 지하주차장계단, 건물 계단 등 빗물에 젖은 신발로 계단을 내려오다가 넘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온도 낮아 눈에 보이지 않는 빙판인 블랙아이스 현상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순식간에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막상 넘어지고 난뒤 예전같으면 툭툭 털고 일어날 정도의 충격이었지만 60세가 넘어가는 노년층은 골밀도가 상대적으로 약해 심한 충격이 없었음에도 척추압박골절으로 이어지게 된다. 중년 여성들도 더 심하다. 중년 여성은 뼈 도둑이라고 불리는 골다공증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노년층과 마찬가지로 작은 충격에도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 엉치뼈나 허리뼈에 골절이 생기는 경우를 척추압박골절이라 하는데 비교적 치료가 간단한 손목 발목보다 치료가 어려운 척추압박골절은 작은 충격에 쉽게 골절이 될 수 있는 만큼 골절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척추압박골절을 적기에 치료하지 않는다면 척추가 무너져내린 비정상적인 상태로 굳어져 척추후만증 같은 병으로 악화하기 쉽다. 이때는 지속적인 허리통증이 발생해 움직일 수 없고 거의 누워서 생활하게 된다. 일반적인 요통과 함께 옆구리, 엉덩이 부위까지 통증이 동반된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 보는 게 바람직하다.

정밀 검사 결과 척추압박골절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보조기를 4~6주 정도 착용한 뒤 침상 안정을 취하거나 소염진통제를 복용 같은 보존적인 방법으로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보존적인 방법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초기 증상을 방치해 심하게 악화한 골절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치료는 주로 척추 성형술이 시행되는데 이는 골절된 척추 주변에 국소 마취제를 주사한 후 붕괴된 척추에 인체용으로 개발된 골시멘트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골절된 척추의 안정성을 보강함으로써 환자의 일상으로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척추압박골절은 유전적인 요인, 조기폐경, 흡연, 알콜,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원인으로 골다공증환자에게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T값이 –2.5 미만일 경우 골다공증으로 진단하게 된다.

골다공증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골절의 위험요소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통해 뼈를 튼튼하게 하고 평형감각 유지에 도움을 주고 운동신경의 발달로 낙상의 위험도 동반 감소하게 된다.

모든 약물치료에는 칼슘과 비타민 D를 함께 투여하여 칼슘은 하루 1000~1200mg, 비타민 D는 하루 400~500 단위를 권장한다.

골다공증과 척추압박골절의 상호유기적인 질환이기에 골다공증 예방방법이 척추압박골절의 예방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며 물기가 있을때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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