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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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철(12~2월)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따뜻했다. 비는 가장 많이 내렸다. 지구온난화와 함께 지난해부터 이어진 엘니뇨 현상 때문이란 분석인데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생태계가 변하는 등 곳곳에서 이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 평균 기온은 2.4도로 현대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4.1도로 역대 가장 높았고, 최저 기온은 0도로 관측 사상 처음으로 영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비가 자주 많이 내렸다. 겨울철 강수량이 238.2㎜로 역대 가장 많았다. 종전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1988년(190.2㎜)보다 50㎜ 가까이 많았고, 가장 가물었던 2021년(13.3㎜)보다는 무려 18배에 이른다. 강수일수도 31.3일로 1991~2020년 평균(19.4일)보다 열흘 이상 많았다.

이와 같이 역대급 포근하고 비가 많았던 겨울철 날씨는 당장 생태계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겨우내 잠 들었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을 맞았지만 정작 개구리 울음소리는 듣기 힘들다. 평년보다 높은 겨울철 기온에 개구리들이 빠르게 깨어났다가 강추위가 반복되자 얼어 죽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개구리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계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봄꽃의 개화 시기가 많게는 한 달 이상 빨라졌다. 봄을 가장 빠르게 알리는 매화의 경우 지난 1월 15일 제주에서 피기 시작했는데 이는 평년보다 32일 빠른 기록이다. 벚꽃의 경우도 일주일 이상 빠르게 개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은 일정 조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처럼 고온 현상으로 생태계가 혼란을 겪으면서 피해가 우려된다. 식물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벌과 나비 등 매개충들이 줄어들어 생태계 피라미드가 깨지고 있다. 이미 벌이 부족해 과수농가들은 착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각종 농작물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생태계 변화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해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대비책을 면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줄이기 등 근본적인 대책도 중요하지만 당장 생태계 혼란으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좌시해선 안 된다.

개구리가 깨어났다가 동사하고 벌과 나비가 줄어드는 현상을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고온 현상으로 인해 생태계가 이미 큰 혼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 변화는 농작물 피해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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