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1% 기록
충청권 신선식품지수도 전년보다 20% 급등

정부가 물가잡기 총력전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당국에서 물가 목표치를 2%대로 잡았지만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로 올라서면서다. 여기에 과일값마저 급등하면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당초 정부는 상반기 물가 2%대 진입,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물가안정목표로 삼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00억 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고 할당관세 물량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0%, 8월부터 12월까지는 지속적으로 3%대를 이어온 데에 따른 조치다.

문제는 정부의 조치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되려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올 1월 당시 6개월 만에 상승률이 2.8%로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듯했으나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선 셈이다.

이는 사과와 귤 등의 가격을 뜻하는 신선식품지수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신선식품지수는 138.57으로 전년동월대비 20.0% 상승했으며 이중 신선과실은 164.09로 전년동월대비 41.2% 올랐다. 귤(78.1%)과 사과(71.0%), 배(61.1%), 토마토(56.3%) 등의 품목이 급등하면서 신선식품지수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지역에서도 신선식품지수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세종의 전년동월대비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21.8%로 충청권에서 가장 높았으며 대전이 20.1%, 충북 21.0%, 충남이 19.2%로 뒤를 이었다. 전국과 마찬가지로 충청권 또한 신선과실의 상승률이 평균 41.7%를 넘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6일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내달까지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6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추후 물가변동이 완만하기보다는 불안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외 경기흐름은 물론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낮은 내수압력 등으로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흐름은 매끄럽기보다는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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