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9800원, 냉면 1만 600원 등 ‘한 끼=1만 원’
물가안정 노력 다양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도 커

▲ 클립아트코리아

가파른 외식물가 상승세에 ‘김치찌개 1만 원’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 물가상승률 또한 가팔라 장을 보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져 간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대전지역 김치찌개 백반(1인분) 가격은 9300원으로 조사됐다. 1년 새 1500원이나 뛰었다. 비빔밥도 전년 대비 700원 오른 9800원이고 냉면은 1만 600원이다. ‘밥 한 끼 1만 원’이 기본이 되다 보니 ‘외식은 사치’라는 말까지 나온다.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니 집밥으로 끼니를 해결해보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과일·채소 등 농·축·수산물 물가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올 1월 2.8%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세를 이끈 건 ‘농산물’이다. 사과(71.0%), 귤(78.1%), 배(61.1%), 딸기(23.3%) 등 과실이 40.6%나 폭등하면서 1991년 9월(43.7%)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소류 역시 1년 전보다 11.3%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과일과 채소, 과자, 커피, 계란 등이 포함된 식료품 물가는 7% 이상 올랐다. 3년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이다.

계속되는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아우성이 커지자 대형마트부터 편의점까지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매달 일주일 동안 초저가 PB(자체상표) 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파격가에 선보이는 ‘리얼프라이스 위크’를 진행하고 롯데마트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매장에서 ‘갈비대전’ 행사를 열어 LA 갈비와 찜갈비, 꽃갈비살 등을 최대 50% 할인한다. 쿠팡도 17일까지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로켓프레시를 통해 ‘시즌 과일 찬스’ 행사를, 위메프도 고공행진 중인 과일 물가를 낮추기 위해 ‘물가안정 프로젝트’ 특별전을 열어 장바구니 부담 경감에 나선다.

물가안정을 위한 유통업계의 노력이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내달 공공요금 줄인상이 예상된다. 국제 에너지원가 인상 추이와 한전·가스공사 등의 적자 상황을 고려하면 큰 폭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6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낮은 내수압력 등에 따라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흐름은 매끄럽기보다는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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