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98만 명, 개인사업자 31만 명
경기 불황 속 건전성 리스크 우려 목소리 나와

▲ 연합뉴스

정부가 개인 298만 명과 개인사업자 31만 명을 대상으로 신용사면을 진행하기로 했다. 역대 4번째 신용사면인데 카드업계 사이에서는 건전성 리스크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2일부터 개인 최대 298만 명, 개인사업자 최대 31만 명에 대한 신속 신용회복 지원조치를 시행하고 대상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이용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이번 신용회복 조치는 1999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2013년과 2021년 신용사면이 진행된 데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구제하겠다는 취지에서 실시되는 역대 4번째 신용사면이다. 2021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2000만 원 이하의 소액연체가 발생했으나 오는 5월까지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하는 경우 신용평점이 별도 신청 없이 오르는 것이 골자다.

즉 앞서 연체금액을 전액상환한 개인 약 264만 명과 개인사업자 17만 5000명은 별도 신청 없이 즉시 신용회복 지원이 이뤄진다. 이로 인해 지난 2월말 기준 전액상환을 완료한 개인 264만 명은 신용평점이 659점에서 평균 37점 상승하고 개인사업자 약 17만 5000명은 신용평점이 102점 오를 전망이다.

특히 나머지 개인 34만 명과 개인사업자 13만 5000명의 경우 오는 5월까지 연체금액을 전액상환하면 신용사면을 받을 수 있으며 신용회복 지원의 효과로는 저금리 대출 갈아타기 가능, 신용카드 발급, 대출 접근성 향상 등의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문제는 건전성 리스크다. 그간 연체이력 등으로 인한 취약차주가 된 소비자들의 상환능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사면조치로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받으면 재차 카드대금을 연체할 우려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카드사의 연체율이 치솟는 점도 카드사가 이번 대규모 신용사면을 주목하는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 연체율은 1.67%로 전년 동기 대비 0.69% 포인트 올랐다. 신한카드의 연체율도 1.04%에서 0.41% 포인트 오른 1.45%를 기록했으며 KB국민카드는 0.92%에서 0.11% 포인트 오른 1.03%, 우리카드는 1.20%에서 0.02% 오른 1.22%로 나타났다.

다만 당국은 대규모 신용사면으로 인한 부작용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금융위 전요섭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비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발생한 예외적인 연체라고 보고 한 번 더 기회를 드리는 게 맞다고 본다”며 “신용사면이 상시적으로 시행된다면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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