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휘고 곳곳 부실로 분양자들 피해 떠안아
건설사 측 “신속대응팀 투입 하자보수 진행”

“벽지는 다 뜯겼고 벽면은 휘었어요. 천장은 누수로 얼룩졌고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서 도저히 살 수가 없어요.”

한 대형 건설사가 최근 대전 유성구에서 완공한 433세대 규모 오피스텔에 대해 분양자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자가 적잖은 상황이라면서다. 입주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일부 입주민은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해당 오피스텔 지하 3층에 공사 자재들이 쌓여있는 곳에 펜스를 세워논 모습.
해당 오피스텔 지하 3층에 공사 자재들이 쌓여있는 곳에 펜스를 세워놓은 모습.

하자에 불만을 가진 해당 오피스텔 수분양자가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오피스텔의 지난해 12월경부터 시작된 입주 기간은 지난달 종료됐다. 그러나 여전히 곳곳에 철근이 노출됐고 벽체 휘임 현상이 발견됐으며 열선 누락과 미시공 상황도 적잖았다. 이들은 오피스텔을 분양받기 위해 8%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는데 입주는커녕 세입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분양자들은 “유명한 건설사라 우수한 시공 능력을 믿었는데 실상은 하자투성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입주 전 이뤄지는 사전점검을 가졌는데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외부 로프 작업중으로 접근금지 띠를 설치 해 놓은 모습.
외부 로프 작업중으로 접근금지 띠를 설치 해 놓은 모습.

비대위 관계자는 “사전점검 기간 곳곳에서 다수의 하자가 발견됐다. 식탁도 없고 변기도 안 달려 있었다. 당시 공사가 60%밖에 안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전점검이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당시 워낙 하자가 많았기에 입주민은 사용승인을 늦추고 다시 사전점검 해달라고 건설사에 요구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건설사가 입주를 먼저 하는 세대부터 보수를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추후 공지로 30세대만 예약해 점검를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나중에 30세대가 하자가 처리됐는지 확인을 요청했지만 경호 업체가 막아 오피스텔에 들어가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바닥 열선이 누락돼 있는 모습. 분양자 제공
바닥 열선이 누락돼 있는 모습. 분양자 제공

비대위는 건설사의 분양사무실 앞에서 하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시위에 나서는 한편 건설사 측 책임자와 간담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대응팀을 꾸려 세대 내 하자 보수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 28일 건축 인허가에 따라 승인 처리됐는데 대전 유성구는 서류에 맞게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김동은 기자 yarijj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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