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탈당 3지대 후보로 출마
민주 공천 갈등에 ‘쓰리 박’3자 대결
어부지리 국힘 조심스럽게 선거운동
민주, 답답한 상황 타개 여부 관건

▲ (왼쪽부터) 박정현 vs 박경호 vs 박영순

대전 대덕구 선거구는 대전지역 7개 선거구 중 가장 복잡한 상황을 엿보이고 있다. 대덕구 역시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여당인 국민의힘 간 맞대결이 예상됐지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이 탈당해 제3지대 후보로 나서면서 3자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먼저 후보를 확정한 건 국민의힘이다. 당협위원장을 차지한 검사 출신 친윤계인 박경호 변호사가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하며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지었다. 당초 국힘에선 정용기 전 의원의 등판 여부가 관심사였는데 정 의원의 총선 출마는 무산됐고 박 변호사가 정 의원 측근들을 끌어안으면서 경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전 부시장의 경우 당초 유성을 지역구 출마를 희망했지만 해당 선거구 현역인 이상민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국힘으로 이적한 시점과 맞물려 출마 선거구를 대덕구로 변경하면서 스텝이 꼬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예비후보.

민주당에선 비명계 현역 의원과 친명계 당 최고위원 간 경선 여부를 두고 불꽃튀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현역인 박영순 의원이 당내 의원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되면서 갈등이 심화됐고 결국 박 의원은 탈당해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겨 공천장을 받았다. 이로써 민주당에서는 양자 경선을 준비하고 있던 박정현 최고위원(전 대덕구청장)이 단수 후보로 결정되면서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박영순 의원이 민주당에서 분당한 새로운미래의 후보로 나섬에 따라 대덕구에선 민주당 공천 갈등의 여파가 과연 어디까지 미칠것인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거대 양당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민주당 계열 두 후보가 여당 후보와 경쟁하는 만큼 국힘 입장에선 어부지리를 기대할 수 있고 그래서 민주당 입장에선 껄끄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총선 역시 전반적으로 진영 대결 양상으로 굳어지는 모양새인데 지지 기반이 같은 두 박 후보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 자연스럽게 국힘 후보의 득표율이 커질 수밖에 없어 선거 막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미래 박영순 예비후보.
새로운미래 박영순 예비후보.

박 최고위원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문제인식을 느끼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박 의원을 '동지'로 지칭하며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박영순 의원이 말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제가 얘기하는 심판이 다르지 않다.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같은 길을 간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박경호 예비후보.
국민의힘 박경호 예비후보.

국힘 박경호 후보는 지난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선거운동에 잰걸음을 걷고 있다. ‘대덕 재창조’를 슬로건으로 조차장 부지 매머드급 종합개발, 노후 산단 첨단융복합 산업단지로 재개조, 디지털 물 산업 밸리 사업 추진, 대덕구 교육 발전 특구 지정 등 공약도 내놓으면서 차근차근 총선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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