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균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정재균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제공
정재균 대전우리병원 관절센터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제공

최근 생활 수준의 향상과 식습관의 변화로 청소년들의 평균 신장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모델이나 연예인과 같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한 관심과 노력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키가 작은 원인을 유전으로만 치부했지만 지금은 여러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녀의 키를 예측할 수도 있을 정도이며 저성장의 여러 원인까지 밝혀졌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저신장증과 성조숙증입니다.

자녀의 키가 또래보다 작은 저신장증은 의학적으로 같은 생일에 태어난 같은 성별의 아이들에 비해 키가 3백분위수 미만인 경우로 정의하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100명 중 3번째 이하로 작은 경우로 단, 현재 키가 3백분위수보다 크더라도 사춘기 전의 아이가 일년에 4cm 미만으로 자란다면 성장장애가 있을 수 있다. 원인은 다양한데, 내인적인 결함으로 발생하는 저신장을 일차성 성장장애, 외부 환경인자에 의한 저신장을 이차성 성장장애라고 분류한다. 또한 정상임에도 가족성 저신장과 체질성 저신장처럼 정상 저신장도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키와 체중을 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특히 최근 성장 기록이 있으면 성장 속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영유아 검진 혹은 보육시설이나 학교의 신체검사 기록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부모님이나 다른 형제의 사춘기 시작 시기 및 성장 패턴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간단한 신체진찰로 사춘기 진행 정도 및 숨어 있는 만성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 소변,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성장 장애와 관련된 내인적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정확한 성장 호르몬 결핍증을 진단하기 위해서 성장 호르몬 자극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필요에 따라 시 뇌 MRI 검사를 해 기타 이상을 확인하기도 한다

성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각 질환에 대한 맞춤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성장 호르몬 주사는 안전한 치료이기는 하지만 드물게 과민반응이나 혈당 상승 등의 부작용은 있을 수 있으며 효과도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받고 합병증 및 효과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저신장증과 반대로 성조숙증은 성인이 되기 위한 성적 성숙이 일어나는 시기가 너무 빨리 시작되는 것으로, 여아에서 만 8세 이전에 유방발달이 시작된 경우, 남아에서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이다. 또, 여아가 만 8-9세 사이에, 남아는 만 9-10세 사이에 사춘기가 시작돼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경우도 ‘조기 사춘기’라고 해 넓은 의미에서는 성조숙증에 속한다.

성조숙증은 이차성징의 조기 발현 뿐만 아니라 골연령이 실제 연령보다 빠르게 증가해 결국 최종 성인키의 감소, 이른 초경 등으로 인한 심리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여자 아이의 경우 성조숙증 환아의 80-95%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다. 남자 아이의 경우 성조숙증 환아의 50%에서 다른 원인 질환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질환으로는 뇌종양, 수두증, 뇌염 및 뇌농양 같은 신경 질환, 갑상생 저하증이나 난소, 고환, 부신의 질환 같은 내분비 질환이 있으며 그 밖에도 여성 호르몬이 함유된 화장품이나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는 약물이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간혹 비만이 심한 어린이에서 사춘기 진행이 빠른 경향이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처음 진료실에서 2차 성징이 처음 나타난 시기, 정도를 확인하고 사춘기의 신체 급성장을 2차 성징 진행 속도와 비교하며 평가하게 되는데 이때 혈액 검사로 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하고 X-ray를 이용해 골연령을 측정해 실제 연령과 비교하며 상황에 따라 뇌 MRI나 복부, 골반 초음파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특정 원인이 밝혀졌다면 각 원인에 맞는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특정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성조숙증의 경우 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해 사춘기 진행을 억제하며 처음 치료를 시작하면 골연령이 빨라지는 것을 조절하기 때문에 이전 보다 성장 속도가 둔해진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이 빨리 멈추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결국에는 최종 성인키의 손실을 막을 수 있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서 초경 등의 사춘기 상황을 맞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첫 번째 치료 후에는 유방발달이 조금 더 진행할 수도 있으며 드물게 질 출혈이 나타나거나 질 분비물이 증가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며 주사 치료가 2-3회 정도 진행된 후에는 없어진다.

치료 기간은 통상 2년 이상이지만 진단 받은 시점과 골연령, 그리고 치료 목표에 따라 치료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여아는 만 9세 전, 남아는 만 10세 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건강 보험을 적용할 수 있기에 해당 시기 전에 일찍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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