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일정 연기 아쉬움 속 토마토 ‘할인 판매’

▲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벚꽃 없는 벚꽃축제”라는 빈축을 사고 있는 충남 청양군 청남면 ‘제3회 토마토․벚꽃문화축제’가 22일 개막해 24일 오후 2시까지 청남사거리~중동교사거리 1.5km 왕벚꽃길 일원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토마토를 시중가 대비 20%정도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건용 기자
▲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벚꽃 없는 벚꽃축제”라는 빈축을 사고 있는 충남 청양군 청남면 ‘제3회 토마토․벚꽃문화축제’가 22일 개막해 24일 오후 2시까지 청남사거리~중동교사거리 1.5km 왕벚꽃길 일원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토마토를 시중가 대비 20%정도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건용 기자

충남 청양군 청남면 ‘제3회 토마토․벚꽃문화축제’가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벚꽃 없는 벚꽃축제”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꽃샘추위로 인해 개화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전국 각지의 벚꽃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경남 창원의 ‘진해 군항제’는 개막일을 역대 가장 빠른 23일로 당겼는데 벚꽃이 피지 않아 관광객 수 급감을 우려하고 있다.

개화 시기를 맞추지 못해 축제 일정을 아예 미룬 곳도 있다. 경북 경주시는 22일부터 24일까지 개최하려던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를 일주일 뒤로 미뤘고, 강원 강릉시도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경포 벚꽃축제’를 일주일 연기했다.

하지만 청양군은 타 지자체와 달리 축제 일정을 오히려 앞당겼다. 당초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개최 예정이었으나, 오는 4월 10일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을 우려해 난색을 표하자 일주일 앞당긴 것.

공직선거법 제86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각종 행사를 개최하거나 후원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특정일·특정 시기에 개최하지 아니하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행사 등의 예외 경우도 명시해놓고 있다.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봄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서구는 ‘와룡산 와봄축제’를 검토 끝에 취소했고, 부산 진구는 ‘초중고 그림그리기 및 문학백일장’과 ‘합창제’, ‘KBS전국노래자랑’ 녹화 등의 행사를 총선 이후에 개최키로 했다.

따라서 청양군의 토마토․벚꽃문화축제 또한 선거 때문에 축제 일정을 조율할 바엔 벚꽃 개화 시기를 고려해 차라리 늦췄어야 했다는 지적으로, “벚꽃도 없고, 사람도 없는 축제”가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수해의 상처를 딛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축제를 치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는 평가다. 청남면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대흥배수장 인근 제방이 붕괴되면서 농경지 224㏊와 하우스 1698동이 침수되는 등의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극심한 수해 피해에도 불구하고 청양군의 행․재정적 지원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불과 7개월여 만에 시설원예의 중심지로 부활, 첫 수확의 기쁨을 축제로 승화시켰다.<본보 2024년 2월 14일 보도 - 청양군 청남면, 수해 상처 딛고 시설원예 중심지로>

김돈곤 청양군수 또한 22일 개막식 축사에서 “큰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 같은 자리를 마련한 것은 주민들이 두 팔을 걷은 덕분”이라며 “벚꽃이 피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선거가 축제를 망친 것 같아 안타깝다. 주민들의 열기와 열정으로 성공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구(48) 축제추진위원장(청남면 주민자치회장)은 “벚꽃이 흐드러진 속에서 축제가 펼쳐졌으면 금상첨화인데 아쉽다”면서 “시중보다 싸게 토마토를 구입할 수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제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청양군 청남면 토마토․벚꽃문화축제는 청남사거리~중동교사거리 간 1.5Km의 왕벚꽃길 일원에서 22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3일간 가수 축하공연, 주민자치프로그램, 장기자랑, 전국가요제, 불꽃놀이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축제기간 동안 토마토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3만원~3만 5천원 대인 토마토 3kg을 2만 8천원 대에 판매한다. 이는 시중가 대비 20%정도 할인된 가격이다.

한편 축제장 양쪽으로 곧게 뻗은 벚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가운데 개막 당일 비바람까지 몰아쳐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일부 부스는 개막을 했음에도 비어 있어 축제 준비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화장실을 비롯한 편의시설 보완과 더 많은 도시인들이 찾아 농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홍보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청양=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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