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서 3월 23일 세계기상의 날 행사
'기후행동의 최전선에서' 주제로 열려
기후위기 적극 해결 의지 전세계 전달

▲ 지난 23일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린 세계기상의날 행사에서 어린이가 열돔에 갇힌 지구를 안아주고 있다.

벚꽃이 예상보다 늦게 피거나 일찍 피어 축제가 엉망이 된 도시,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동물 등 지구 온난화를 방증하는 수많은 사례가 뉴스를 장식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정작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은 무뎌진 지 오래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않아서다. 인간의 터전이 위태롭다. 이제라도 기후 행동을 실천할 때다. 지난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 기후위기 상황을 공감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기후행동의 최전선에서’를 주제로 기상과학 전시·체험행사가 진행된 엑스포광장은 봄나들이를 나온 상춘객으로 붐볐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부모가 엑스포광장 한쪽에 마련된 전시·체험 부스를 찾았다. 지구온난화 체험 부스에서 열돔 안에 갇힌 지구를 꼭 안아주고 나온 어린이는 지구 온도가 높아질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주의 깊게 살핀다. 온도가 단 1도 상승해도 안데스산맥의 작은 빙하가 녹아 5000만 명의 물이 부족해진다. 러시아와 캐나다의 건물과 도로가 손상되며 생물 10%가 멸종위기에 놓이고 매년 30만 명이 기후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는 사실에 이들의 표정은 심각해진다.

엑스포광장에는 센서를 부지런히 두들겨 화면 속 지구 온도를 1.5도 이하로 낮추는 체험을 통해 몰랐던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을 알아가는 코너도 설치됐다. 기후위기 대응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지난 23일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린 세계기상의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지구의 온도와 기후변화를 알아보고 지구 온도 낮추기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린 세계기상의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지구의 온도와 기후변화를 알아보고 지구 온도 낮추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연주(42·여) 씨는 “1.5도를 지키지 못해 지구가 뜨거워지면 산불 발생률이 4배나 증가하고 폭염도 8.6배나 늘어난다는 게 충격이다. 파리협정의 목표인 지구 평균기온이 1.5도를 넘기지 않도록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라도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았으니 실천할 시간이다. 체험을 마친 이들이 기후위기극복챌린지 돌림판을 돌려 나온 미션을 실천하기로 약속한다. 미션은 양치 컵 사용하기, 버리지 말고 나누고 재활용하기, 먹을 만큼만 음식 덜어먹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 뽑기 등이다. 무엇이 나오든 어렵지 않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주아정(12) 양은 “양치할 때 컵 사용하기 미션을 뽑았는데 어른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 지구온난화 탓에 꽃도 제멋대로 피고 금방 져버려 아쉬웠는데 지구 온도를 낮춰 예쁜 꽃을 오래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사진=김고운 기자 kg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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