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의대 가까스로 개강
출석한 의대생보다 무단결석 더 많아
4월 중순까지 돌아와야 수업일수 확보
학점 못 받으면 대규모 유급 불가피

▲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

<속보>=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미 세 차례 학사일정을 연기한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이 25일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사태가 지속될 경우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본보 19일자 2면 등 보도>

충남대 의대가 학사일정을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강의실에 학생들은 돌아왔지만 본과 1~4학년도 450명 가운데 20명뿐이다. 여전히 대다수는 무단결석 중이다. 예과 1·2학년은 전공 수업보다 다른 캠퍼스 학생들과 함께 듣는 교양과목이 더 많아 온라인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하곤 있지만 전공수업은 대부분 거부 중이라는 게 충남대 의대의 설명이다.

학사일정이 돌아가곤 있으나 언제 또 멈출지 장담하긴 어렵다. 최근 정부가 전국 40개 의대별 정원 증원 규모 발표를 강행하면서 의대생들의 반발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2000여 명 늘릴 방침인데 현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충남대 의대도 기존 110명에서 2배 늘어난 200명으로 정원이 증원된다. 교육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수업 거부라는 움직임으로 항의의 뜻을 표출했으나 정부의 강행에 되레 반발만 더 키운 셈이다.

다만 수업 거부 등 의대생들의 집단 행동에도 시기적인 한계가 엿보인다. 학사일정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서다. 당장 지금껏 세 차례나 뒤로 미룬 학사일정을 더 연기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시각이 많다. 충남대 의대는 지난 4일에서 18일, 다시 25일로 세 차례 미뤘지만 수업일수를 감안하면 이 이상의 연기는 어렵다. 의대생들이 학점을 받기 위해선 수업 출석일수 4분의 3이상이 확보돼야 하는데 4분의 1이상 무단 결석하게 되면 F학점 처리가 돼 유급된다. 의대생들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선 내달 중순까지는 돌아와야 한다는 얘기다.

충남대 관계자는 “여러 과목에서 학점을 못 받으면 유급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본인 의지대로 무단결석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일단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있으니 현재로서는 학사일정을 이대로라도 진행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김고운 기자 kgw@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