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 꿈의오케스트라 첫 연습 현장
음악 즐기며 학업스트레스는 잠시 안녕
함께 연주하며 공동체적 인성과 자존감 형성

▲ 지난 26일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꿈의오케스트라 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플루트·클라리넷·트럼펫 등은 단독으로 연주해도 멋있지만 각 파트가 어우러져 함께 하모니를 이룰 때 웅장한 매력을 드러낸다. 대전에서는 지역 아동과 청소년들이 오케스트라로 연을 맺고 악보의 내면을 연주하는 공부가 한창이다. 지난 26일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펼쳐진 대전꿈의오케스트라 첫 합주연습 현장을 찾았다.

대전문화재단은 지난 2010년부터 아동·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타인과 화합하는 법을 배우고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꿈의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이날 오후 예술가의집에 모인 단원들은 악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연습에 열중이었다. “악보는 그림이라 생각하고 지휘를 보고 춤을 추듯이 연주해야 한다”는 지휘자의 설명에 단원들의 유연한 하모니가 예술가의집을 가득 울린다.

첫 연습에 함께 연주하는 사람이 많아 종종 ‘삑’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일까. 퍼즐 조각처럼 잘 어우러졌을 때 하나의 음악이 되는 오케스트라의 묘미를 구현하기 위한 단원들의 연습은 더 열정적이다. 김지은(18·여) 양은 “첼로와 바이올린 사이에서 둘을 연결해주는 게 매력인 비올라에 빠져 8년째 꿈의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있다”며 “전공을 할 건 아니지만 취미로 재밌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실시된 꿈의오케스트라 연습현장에서 단원들이 지휘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26일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실시된 꿈의오케스트라 연습현장에서 단원들이 지휘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는 오랜만에 트럼본 파트도 모집했다. 행운의 주인공이 된 양다연(19) 양이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쉴 틈 없이 부지런히 연습하는 이유다. 양 양은 “첫 연습이라 긴장해서 입에 힘이 많이 들어가 소리가 예쁘게 안 나와서 속상하다”며 “트럼본 슬라이드를 잘 움직여 음이 정확하게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고 웃는다.
연습은 계속된다. 지휘자와 가까운 현악기 단원들이 쉴 새 없이 활을 움직이는 동안 타악기 단원들은 파트가 없는 탓인지 잠시의 여유를 즐긴다.

커다란 베이스 드럼 앞에 선 A(10) 군이 몸이 근질거리는 듯 열심히 연주 대열에 합류할 준비로 분주하다. A 군은 “형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베이스드럼을 맡게 됐는데 너무 심심해서 문제”라며 “힘들고 어렵지만 한 번 했으면 끝을 보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한다. 드디어 타악기가 활약할 시간.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로 유명한 ‘He is a Pirate’ 연주가 시작되고 배의 출정을 알리는 베이스 드럼이 타이밍 좋게 들어가 웅장한 소리로 홀을 메운다.

그순간 지켜보던 강사들이 A 군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운다. 더블베이시스트이자 오랜 시간 강사로 활약해 온 윤성재(46) 씨는 “꿈의오케스트라는 음악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협동력이나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곳”이라며 “엄격한 교육보다 단원들을 격려하고 시간을 주면서 천천히 따라오도록 지도해 인생의 취미로 악기가 함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고운 기자 kg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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