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콘서트 ‘손

8분 30초간 헤어진 남녀 주인공의 심경을 담은 인터뷰 형식의 단편영화가 상영됐다. 영화의 주인공은 남녀가 아닌 그들의 ‘손’이다. 영화의 전반에 흐르는 남녀의 심경 표현은 그들의 손동작이 대신했다. 여자가 돌아올 것을 믿는 남자의 불안한 손동작과 담담한 어조로 헤어짐을 말하는 여자의 깍지 낀 손이 대비돼 스크린에 비춰졌다. 영화는 “도대체 사랑은 뭘까”라는 남자의 독백을 끝으로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영화에 배경음악이 없었다. 뒤이어 영화 ‘손’이 재상영 됐다. 스크린을 배경삼아 피아니스트 정환호의 즉흥연주가 영화와 오버랩됐다. 정환호는 `손`의 남녀를 테마로 작곡한 연주를 선보였다.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Life’의 일부를 편집한 영화 ‘손’은 제작의도부터 특이했다. 영화가 상영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손’의 기획을 맡은 전광준 감독은 “이번 영화는 오로지 이번 콘서트를 위해 제작됐다”며 “기존 시네마 콘서트 형식을 벗어나 실험적인 클래식 공연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예술인들의 색다른 시도. 시네마 콘서트 ‘손피아니스트’가 지난 28일 오후 7시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렸다.영화 ‘손’을 통한 창작 콘서트 1부가 끝나고 2부는 로만폴란스키 감독의 2002년 작 ‘The Pianist’에 대한 영화해설과 다즐링 피아노의 영화 삽입곡 쇼팽의 연주가 이어졌다.영화 ‘The Pianist’의 주인공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연주 장면을 다즐링 소속 피아니스트정은현과 박문일이 이어나갔다.이지선(17) 학생은 “영화 속 주인공이 내 눈 앞에서 연주해주는 기분이었다”며 "평소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데 새롭고 독특한 형식의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전광준 감독은 “클래식과 영화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시도를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며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전광준 감독은 대전 출생으로 지난 2007년 작품 ‘e-편한세상’으로 제1회 CMB 열린미디어 대상을 수상했으며 시네마테크대전, 대전충남 민언련 미디어교육 활동가를 거쳐 현재 대전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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