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원 나눠 생태숲·산책로 조성 연 90만여 명 방문 최고 명소 입증

열대식물원 4계절 관광지로 각광 ··· 수질관리·휴식시설 부족 등 지적

국내 제6위의 대도시 대전은 일제의 한반도 침략이 거세던 1905년 5월25일 회덕현과 진잠현의 경계인 대전천변 한산한 한밭마을에 경부선 철도의 대전역을 세우고, 1911년 7월 개통된 호남선 서대전역 사이를 흐르는 대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다. '넓은 들'이라는 순우리말 '한밭'이라고 불린 지역은 대전역과 대전천 사이 즉, 지금의 정동, 중동, 원동 일대를 말하는데, 한밭의 한자 표기인 대전(大田)이라는 명칭이 문헌에 처음 나타난 것은 조선 세종(1418∼1450)때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이다(2013.02.20. 대전천 참조).
1989년 대전은 북쪽의 신탄진 읍과 서쪽의 유성 읍을 포함하면서 직할시로 승격되어 충청남도에서 분리되었는데, 대전은 확장된 두 지역을 꼭짓점으로 하는 지역에 신도시를 조성했다. 둔산 신도시는 한 중앙에 관공서를, 그 동쪽과 서쪽에 아파트 밀집지대로 배치했는데, 관공서 지구는 동·서로 관통하는 한밭대로를 중심으로 남쪽은 샘머리공원, 대전광역시청을 비롯하여 시교육청, 서대전세무서 등 지방행정기관이 자리 잡고, 한밭대로 북쪽에는 특허청, 문화재청 등 정부 외청이 입주한 정부대전청사가 있다.

한밭수목원 내 동원.
오랫동안 대전역과 서대전역 사이를 흐르며 대전의 중심하천 역할을 하던 대전천은 대전시가 확대됨에 따라서 이제는 동구와 중구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금산군 진산면 삼가리 인대산(666m)의 남쪽 건지실 골짝의 당집 위 "건지 샘"에서 발원하여 44㎞를 흘러오다가 삼천동에서 대전천과 합쳐지는 유등천(버드내라고도 함)은 대체로 중구와 서구의 경계를 형성하고, 논산시 벌곡면 대둔산
(877m) 수락골 암자 터 부근의 "신선 샘"에서 발원하여 수락계곡의 선녀폭포를 내려와서 벌곡천, 두계천, 매노천과 합류하고 대전에서 진잠천, 유등천과 합류하기 까지 107.7km를 흐르는 갑천은 예전에는 대전과 유성 읍의 경계였지만, 이제는 대전의 중심하천으로 변했다.
1993년 여름 갑천 너머 우성이산 남쪽 너른 지대에서 엑스포 박람회가 끝난 뒤, 주행사장은 엑스포 과학공원과 꿈돌이 동산을 만들고, 대형버스 주차장이던 갑천 건너 남쪽 이른바 ‘엑스포 남문 광장’ 일대는 대전시가 양여 받아 2005년 4월28일 한밭수목원을 만들었다.
갑천과 정부대전청사 사이의 넓은 공간은 동쪽 끝의 평송수련원을 비롯하여 한밭수목원 동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서원, 이응로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그리고 맨 서쪽 끝의 대전예술의전당까지 대전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변한 것이다.

엑스포 남문광장 총39만 평은 5년여 공사 끝에 한밭수목원으로 재탄생했는데, 수목원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광장을 중심으로 그 양편에는 흙을 퍼와서 만든 인공 동산으로서 2009년 5월에 동쪽의 수목원을 개장하면서 동원(東苑)이라 하고, 2005년에 개장된 서쪽의 수목원을 서원(西苑)이라고 이름 붙였다. 동원과 서원 사이의 중간지대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 집회와 행사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2005년에 개장한 서원은 생태 숲, 감각정원, 명상의 숲, 침엽수림, 졸참나무 숲과 상수리나무 숲 등 관목원, 습지원, 무궁화원, 야생화원, 잔디광장 등에서 181종 10만 6000본의 수목과, 305종 51만 2000본의 화초류 등 총 486종 61만 8000본이 자라고 있지만, 사실 이 숫자는 한해살이 꽃이나 자질구레한 것을 포함한 것이니 숫자는 별로 의미가 없다. 다만, 2009년 동원을 개원할 때까지 7~8년 동안 한밭수목원의 역할을 하면서 뿌리내린 나무와 화초들이 풍성하다.
2009년 개원한 동원은 서원과 달리 넓은 공간을 중심으로 연못과 정자를 만들고, 연못을 가로지르는 인공테크를 통해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인데, 인공연못에서 솟아오르는 분수대와 물레방아, 그리고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세운 전망대에서는 갑천 너머 엑스포공원과 멀리 계족산, 식장산은 물론 계룡산까지 바라볼 수 있다. 또 목련원, 약용식물원, 암석원, 유실수원, 단풍나무원, 소나무원, 관목원, 화밀원, 식이식물원, 특산식물원, 참나무원, 상록수원, 대나무원, 장미원 등이 서원과 다른 특징이다.

암석원(왼쪽)과 인라인스케이트장.
한밭수목원은 식장산, 계룡산, 우성이산 등 대전 인근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중심으로 인공생태 숲을 만들면서, 학술연구는 물론 식물에 학습을 위한 기회와 휴식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2011년 10월 29일 동원 남쪽에 맹그로브를 주제로 한 열대식물원을 개원하여 4계절 관광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정부대전청사~엑스포과학공원~갑천을 연결하여 엑스포 다리 아래 천변에 수생식물원을 공사 중에 있는데, 이로서 아파트 숲에서 사는 시민들에게 청량한 휴식공간을 제공함은 물론 보문산, 계족산, 계룡산 등에 서식하는 희귀 동·식물의 보고로써 교육적 효과까지 기대하게 되었다.
엑스포 행사장이던 과학공원과 놀이동산 꿈돌이 랜드가 20년 동안 표류하다가 새로운 리모델 사업지로 변경된 것에 비해서 한밭수목원이 시민에게 안겨주는 무형의 만족감은 대전시에서 벌인 사업 중 가장 시민의 공감을 얻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개원 이래 연평균 90만여 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최근 수많은 시내의 다른 공원을 제치고 대전시민이 뽑은 최고의 명소로도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시민들이 자연녹지대를 얼마나 갈구하는지를 말해준다.

그러나 수목원을 조성하기 위하여 외부에서 반입된 토양들이 너무 척박해서 장미며, 소나무 등의 생육이 그다지 좋지 못하고, 또 동원의 인공연못이나 서원의 습지원 수질이 좋지 못한 점, 수목이 생존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의 공급과 인공연못의 수질관리에 필요 이상의 예산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 아킬레스를 안고 있다.
둘째, 한밭수목원은 대전시의 도심녹화에 필요한 조경 수목의 원활한 공급과 도시녹화사업 등 공공목적의 녹화사업에 소요되는 조경수 생산·보급에 나섰으며,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공공 및 교육기관, 복지기관 등에 야생화 및 전통생활식물 등을 보급함으로써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다.
셋째, 한밭수목원은 도심에 있어서 접근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입장료가 무료이어서 누구든지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랑받고 있는 공간이지만, 벤치, 식수대 등 휴식시설이 부족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수목원의 많은 수목과 화초들에 대한 짧은 표찰 이외에 계절에 맞춘 꽃들의 소개나 수목들에 대한 도록 같은 자료와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에 대한 강좌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지식과 이해를 돕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나아가 대전 시내에 조성된 수많은 시민공원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데 한밭수목원이 큰 역할을 맡아주기 바라며, 나아가 영국 런던의 하이드파크를 비롯해서 수많은 공원처럼 울창한 숲과 잔디로서 진정한 도심 속의 휴식공간으로 역할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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