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으로 산지가격 폭락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그대로

3포기 산지 1500원 마트 3800원

생산자-소비자 모두 피해

배추의 사상 유례없는 풍작이 이뤄졌지만 배춧값은 폭락했다.

이런 상황일때 배춧값이 폭락하면 소비자는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지, 배춧값이 폭등하면 생산자는 이득을 챙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답은 ‘NO’다. 배추값이 폭락해도, 반대로 폭등해도 그다지 싸게 구입할 수 없고 이득을 보지 못한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고질적인 문제 때문이다.

19일 오전 10시 배춧값을 알아보기 위해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대형마트와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했다.

우선적으로 방문한 대형마트에는 커다란 나무통 안에 3개씩 묶여있는 배추들이 쌓여있었다. 김장철을 맞은 주부들이 하나 둘 배추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주부들이 매의 눈으로 고른 배추 가격은 3850원. 배추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현지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300~500원으로 3개씩 묶으면 1200~1500원 선이지만 주부들은 “원래 이 정도해~.”라고 입을 모은다.

매장에 있는 배추들은 크기가 동일했다. 시장에서 흔히 보는 배추보다는 크기가 작았다. 한 주부는 “김장을 했는데 조금 모자랄 것 같아 작은 배추로 조금 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가봤냐’라고 묻자 “시장이 조금 비싸지만 크기는 크다”고 답했다.

차를 돌려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았다. 정적이 흐르던 대형마트 입구와 달리 입구에서부터 시끌시끌했다.

시장 안에는 김장 재료를 구입하러 온 듯 고객들로 가득했다. 시장보다는 대형마트가 가격이 싸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은 정이 넘치는 흥정이 있기 때문에 누가 뭐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대형마트에서 3850원에 판매되던 배추가 이곳에서는 3000~3500원 선에 거래된다고 한다. 또 조금 더 큰 배추는 4000~5000원, 씨알이 굵은 배추는 6000~7000원 선이었다.

가격표가 매겨져 있지 않고, 정확한 소비자가격이 없다는 것은 ‘흥정을 할 수 있음’을 은연 중에 말해준다. 어쨋든 마트보다 저렴하단 말이다.

“마트보다는 시장이 싸지. 깎아주기도 하고…. 원하는 크기의 배추를 값싸게 장만할 수 있잖아. 마트에는 작은 배추가 많고, 무더기로 사가기 때문에 싱싱함은 덜할 거여~.”

배추를 팔던 한 상인은 걸죽한 입담이 귓가에 맴돌았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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