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의 아이들(2013) - 출산율 100%를 향해!

크로아티아에서 날아온 빈코 브레잔 감독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뛰어난 통찰력과 위트있는 섬세한 솜씨로 유럽에서는 이미 믿고 보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작에 이어 모국처럼 작은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연극적 소동을 그리는 데에 뛰어난 재능이 있기도 하다. 출생률 0%의 작은 섬에 부임한 보좌신부 파비앙이 출생률을 올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며 벌어지는 소동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더 이상 생명을 원치 않는 세상, 전쟁으로 인해 뿌리 깊게 자리잡은 다른 인종에 대한 분노, 세속과의 관계를 부정하지 않는 종교, 한 인간이 확신했던 신의 계시, 나아가 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까지 감독은 종교와 인종, 출생 등 현 시대에 가장 예민한 문제들을 용기있게 다룬다. 이처럼 유머 속에서도 사려 깊고 심도 있는 시선이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17일 개봉.

▲감독: 빈코 브레잔 ▲출연: 크리시미어 믹키, 닉사 부티에, 마리아 스카리식 ▲장르: 블랙코미디, 드라마 ▲청소년 관람불가

■몽상가들(2013) - 청춘, 그리고 유토피아

자유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1968년 파리, 영화광인 미국인 매튜는 시네마테크에서 쌍둥이 남매 이사벨과 테오를 만나 가까워진다. 부모가 휴가를 떠난 이사벨과 테오의 집에서 한 달 간 지내게 된 매튜는 영화와 음악, 책, 혁명 등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며 특별한 추억을 쌓는다. <몽상가들>은 세 개의 유토피아에 관한 영화라고 원작자 길버트 아데어는 말한다. “첫번째는 무언가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정치적 유토피아이고 두 번째는 영화적 유토피아였다. 비디오나 디비디가 없던 시절, 극장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고 사람들은 축구 경기에 열광하듯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넘쳐났다. 마지막은 섹슈얼 유토피아이다. 성적인 자유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망은 갑작스럽게 튀어나왔다.” 원작자 길버트 아데어와 마찬가지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도 1968년 파리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리고 시대가 지나고 68혁명이 품었던 희망의 힘을 전하고 싶은 욕망이 <몽상가들>을 만들게 하였다.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절, 하지만 영화가 가장 활기찼던 시절이 세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청춘의 육체에 스며들어 다시금 재현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17일 개봉.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출연: 마이클 피트, 에바 그린, 루이스 가렐 ▲드라마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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