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원도 IBS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세포 내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및사회성연구단 허원도 바이오이미징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유도 분자올가미(LARIAT)’란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광유도 분자올가미 기술은 세포에 빛을 쬐어 내부에 순간적으로 단백질의 복합체인 올가미를 형성시킨 뒤 올가미를 이용해 원하는 단백질을 움직이지 못하게 가둬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세포의 이동, 세포분열 등의 중요한 생명현상들을 약물 처리 없이 빛으로만 불활성화할 수 있고 이 모든 과정을 빛을 켜고 끔에 따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에 대해 실험한 결과 같은 방법으로 쉽게 기능을 차단할 수 있는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암세포와 같은 세포의 분열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어 암세포 연구와 암 신호전달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기존에는 동물모델에 약물을 처리해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연구가 진행됐지만 대상 동물이 죽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한편 세포 내의 특정한 위치에서 단백질 기능을 조절할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허 교수는 “광유도 분자올가미 기술을 이용해 여러 동물모델에서 암 전이와 뇌 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로는 밝히기 어려웠던 암 치료 방법이나 뇌의 복잡한 신경망 구조에서 신경세포의 기능 등을 규명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 6월호에 소개될 예정이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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