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피부염·관절통증 완화 효과…뿌리는 요통에 좋아
한의 자료에 의하면 뜰보리수나무의 열매와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열매는 목반하(木半夏)라는 생약명으로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기(氣)의 순행을 도와준다. 이런 약리성으로 기관지 천식이나 이질, 치질, 타박상, 피부염 및 관절의 통증에 효과가 있다. 또한 뿌리껍질을 요통(腰痛)에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피부염이나 옴에 외용(外用)제로도 쓴다.
민간요법으로는 열매를 설탕에 개어 두었다가 마시면 천식(喘息)에 효과가 있고, 월경이 멈추지 않을 때 물에 달여 마셨다. 또한 뿌리의 껍질을 벗겨 설탕에 재어 두면 자양강장 효과가 있고, 무릎 통증에 열매 생것을 짓찧어 붙이면 아픈 것이 가신다고 했다. 옛날에 보리똥 서 말만 먹으면 어떤 해수 천식도 낫는다고 했던 말이 이 효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연구 관련 자료에 의하면 열매의 추출물로 피부 질환 및 염증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또 뜰보리수 종자(種子)는 항암(抗癌) 효과가 뛰어나고, 항암 기능 음식으로 예방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하다 했다. 주변에 흔하면서도 많은 열매를 맺는 나무로 그 이용이 활성화되기를 기대를 해 본다.
어렸을 적 뜰보리수나무 열매를 보리똥이라 불렀다. 떨떠름한 맛이지만 그 시절엔 아주 좋은 간식거리였다. 보리똥이란 열매 이름이 흥미롭다. 이 열매 껍질에 파리똥 같은 작은 점이 있어서 파리똥 혹은 포리똥이라고도 불렀다.
친구네 집 화단에 있던 통실한 보리똥. 산에 있는 보잘 것 없는 보리똥에 비해 통실하고 먹음직스러운 친구네 것이 참 부러웠었다. 오늘 만난 담 너머 빨갛게 흐드러져 농익은 보리똥을 이제는 따 먹어주는 사람도 귀한 세상이 되었다.
이글거리는 햇빛 아래 한 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가 벌써 사람을 지치게 한다. 옛 어른들은 보리똥이 익으면 여름이 시작된다고 했다. 더 빨라진 절기에 맞춰 뜰보리수 열매도 결실을 맺느라 바빠 보인다. 신매리 흙벽돌 담 위에 걸쳐진 뜰보리수나무 열매가 탐스러웠지만 맛은 별로였다. 세상도 변하고 내 입맛도 변한 탓일 게다.
<대전광역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