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피부염·관절통증 완화 효과…뿌리는 요통에 좋아

뜰보리수나무
뜰보리수나무는 일반적으로 산에서 자라는 보리수나무와는 다른 종류다. 뜰보리수나무는 봄에 꽃이 피고 여름이 오기 전에 결실을 하지만, 보리수나무 열매는 가을에 익는다. 가을에 산자락에서 주로 만나는 보리수나무는 팥알만 하다. 뜰보리수는 보리수나무 열매에 비해 더 굵고 붉다. 그리고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나무로 인도와 스리랑카에서는 신성시 하고 있는 보리수(菩提樹)라 불리는 보리자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뜰보리수나무의 열매와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열매는 목반하(木半夏)라는 생약명으로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기(氣)의 순행을 도와준다. 이런 약리성으로 기관지 천식이나 이질, 치질, 타박상, 피부염 및 관절의 통증에 효과가 있다. 또한 뿌리껍질을 요통(腰痛)에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피부염이나 옴에 외용(外用)제로도 쓴다.

민간요법으로는 열매를 설탕에 개어 두었다가 마시면 천식(喘息)에 효과가 있고, 월경이 멈추지 않을 때 물에 달여 마셨다. 또한 뿌리의 껍질을 벗겨 설탕에 재어 두면 자양강장 효과가 있고, 무릎 통증에 열매 생것을 짓찧어 붙이면 아픈 것이 가신다고 했다. 옛날에 보리똥 서 말만 먹으면 어떤 해수 천식도 낫는다고 했던 말이 이 효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연구 관련 자료에 의하면 열매의 추출물로 피부 질환 및 염증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또 뜰보리수 종자(種子)는 항암(抗癌) 효과가 뛰어나고, 항암 기능 음식으로 예방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하다 했다. 주변에 흔하면서도 많은 열매를 맺는 나무로 그 이용이 활성화되기를 기대를 해 본다.
어렸을 적 뜰보리수나무 열매를 보리똥이라 불렀다. 떨떠름한 맛이지만 그 시절엔 아주 좋은 간식거리였다. 보리똥이란 열매 이름이 흥미롭다. 이 열매 껍질에 파리똥 같은 작은 점이 있어서 파리똥 혹은 포리똥이라고도 불렀다.

친구네 집 화단에 있던 통실한 보리똥. 산에 있는 보잘 것 없는 보리똥에 비해 통실하고 먹음직스러운 친구네 것이 참 부러웠었다. 오늘 만난 담 너머 빨갛게 흐드러져 농익은 보리똥을 이제는 따 먹어주는 사람도 귀한 세상이 되었다.
이글거리는 햇빛 아래 한 여름 같은 무더운 날씨가 벌써 사람을 지치게 한다. 옛 어른들은 보리똥이 익으면 여름이 시작된다고 했다. 더 빨라진 절기에 맞춰 뜰보리수 열매도 결실을 맺느라 바빠 보인다. 신매리 흙벽돌 담 위에 걸쳐진 뜰보리수나무 열매가 탐스러웠지만 맛은 별로였다. 세상도 변하고 내 입맛도 변한 탓일 게다.

<대전광역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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